서학개미, ADR 상장 이후 1조원 순매수
국내주식 ADR로 전환 불가…고평가 원인
증권가 “프리미엄 점진적으로 정상화 전망”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지금까지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을 두고 ADR에 투자한 건 본주와 ADR 주가의 격차인 프리미엄을 염두에 두고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오는 29일 시작되는 상호전환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호전환이 실시되면 ADR와 본주의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돼 프리미엄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SK하이닉스 ADR이 나스닥에 상장한 10일부터 24일까지 6억7555만달러(약 9900억원)를 순매수하며 미국 주식 누적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상장 초기의 폭발적인 매수세는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상장 첫 거래일인 10일 1억7341만달러, 13일 3억4484만달러를 순매수하며 전체 누적 순매수의 약 71%가 이틀간 집중됐다.
이후에도 일간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 5위권 안에 들어갔다. 다만, 매수 규모는 수천만달러 수준으로 감소했고, 20일에는 하루 순매도를 기록했다. 21일에는 6188만달러를 순매수하며 다시 미국 주식 일간 순매수 1위에 올랐지만 규모는 상장 첫 거래일의 약 36%, 13일의 약 18% 수준에 그쳤다.
10일부터 24일까지 SK하이닉스 본주는 218만원에서 175만9000원으로 19.3% 하락한 반면 ADR은 168.01달러에서 154.57달러로 8.0%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본주보다 ADR이 더 선방한 셈이다.
ADR은 여전히 본주보다 높은 가격(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떄문에 향후 프리미엄이 어떤 방식으로 조정되는지도 실제 투자 수익률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증권가는 29일부터 적용될 상호전환에 주목한다. 현재는 ADR을 국내 본주로 바꿀 수 있으나 국내 본주를 ADR로 전환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 싼 본주를 산 뒤 ADR로 바꿔 미국 시장에 팔 수는 없는 식이다. ADR 매수 수요가 몰려도 새 물량이 공급되지 않아 본주보다 비싼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프리미엄 구조가 생긴다.
29일부턴 상호전환이 시작, 국내 본주가 ADR보다 싸면 본주를 매수해 ADR로 바꾼 뒤 미국 시장에 매도할 수 있다. ADR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두 가격의 차이가 줄어들 수 있다.
본주와 ADR 간 가격 차가 줄어들면서 현재 본주보다 ADR이 더 비싼 프리미엄이 줄어들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다만, 증권가는 프리미엄이 단기간에 꺼지기보다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은 상장 직후 약 3% 수준 프리미엄에서 시작해 미국 투자자의 높은 접근성 수요와 제한된 유통물량 영향으로 단기간 52%까지 확대됐다”며 “현재는 33.2% 수준으로 낮아져 상장 초기 초과 프리미엄은 일부 해소됐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구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상호전환 절차 개시만으로 프리미엄이 즉시 축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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