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

제조업 생산 ‘수도권 쏠림’ 현상 심화

대만 TSMC 혁신 박물관(the TSMC Museum of Innovation)에 전시된 TSMC 로고. [로이터]
대만 TSMC 혁신 박물관(the TSMC Museum of Innovation)에 전시된 TSMC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인공지능(AI)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한국의 공급망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만으로의 수출 비중은 크게 뛰었지만,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의 비중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란 한국 주요 제조업 11개 업종을 대상으로 ▷지역별 생산 현황 ▷생산품의 국가·품목별 수출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중간재 수입 구조 등을 시각화한 자료다.

한은은 “최근 몇 년 간 AI 확산, 중국 제조업 성장 및 보호무역 강화, 친환경 규제 확대 등으로 글로벌 산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과 수출입 구조도 빠르게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대만으로 반도체 수출이 많이 증가했다. 2022년 대만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9%를 차지해 전체 수출국 중 4위였는데 지난해 수출 비중이 19.9%로 커지면서 2위까지 올라섰다.

중국은 2022년에 이어 반도체 수출 비중 1위를 유지했지만 수출 비중(53.1→40.3%)과 금액(758억800만→744억5600만달러) 모두 줄었다.

정성엽 한은 지역연구지원팀장은 “반도체 수요가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D램 중심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고대역폭 메모리(HBM) 중심으로 바뀌면서 미국 엔비디아-대만 TSMC-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축으로 하는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공고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국내 권역별 생산 추이를 보면 반도체 생산이 늘면서 반도체 시설이 집중된 수도권으로 제조업 쏠림 현상은 더 심해졌다. 국내 반도체 생산액 중 수도권 비중은 2014년 74.5%에서 2024년 82.3%로 7.8%포인트 확대됐다. 충청권 생산 비중이 14.7%로 그다음으로 많았고, 대구·경북권(1.8%)과 호남권(1%)은 1%대에 그쳤다.

전체 제조업의 수도권 생산 비중도 2014년 29.4%에서 2024년 33.2%로 확대됐다.

수도권 내 제조업 현황을 보면 업종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2.6%에서 2024년 29.1%로 세 배 넘게 확대됐다. 정 팀장은 “올해 들어서는 수도권에 생산 시설이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이 많이 증가한 만큼 현재 기준으로는 수도권 내 반도체 비중이 훨씬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중국 제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철강 등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한은은 짚었다.

특히 글로벌 친환경 차 수요 확대에 힘입어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자동차 수입 시장에서도 중국 비중이 크게 늘었다.

미국산 자동차 수입 비중은 2022년 28.9%에서 2025년 11.1%로 크게 하락한 반면, 중국산 비중은 2022년 3.5%에서 2025년 37.2%로 10배 넘게 확대되며 자동차 수입국 중 1위에 올라섰다. 독일산(37%)보다도 비중이 0.2%포인트 높았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