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택 이하 중과 적용 시 종부세 시뮬레이션
원베일리 84㎡ 1주택자 1978만→2526만원
주택 가액 기준…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전망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집값이 많이 올랐으니 세금을 더 내라는 건데, 십수년 전 집을 살 땐 집값이 이렇게 오를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고 차익실현을 한 것도 아닌데…매달 200만원씩 월세 내듯 모아야 하나봐요.” (서울 서초구에 사는 40대 A씨)
고가주택·다주택·비거주 1주택 등을 겨냥한 세제개편안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2주택 이하에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중과세율이 적용될 시 강남권·용산·성수 등 지역의 초고가주택의 세 부담이 약 30~8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더 높인다면 과세표준 자체가 확대되면서 실질적인 세 부담 증가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0일 관계부처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세제개편안에 2주택 이하 소유주도 기존 3주택 이상과 동일한 종부세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담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현행 종부세법에 따르면 2주택 이하·3주택 이하는 과세표준 12억원 이하까지는 세율 최대 1%로 동일하지만 ▷12억 초과 25억 이하 각 1.3%·2.0% ▷25억 초과 50억 이하 1.5%·3.0% ▷50억 초과 94억 이하 2.0%·4.0% ▷94억 초과 2.7%·5.0% 등으로 12억원 초과 구간부터 3주택 이상에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구조다. 앞으로는 주택 수별로 나누지 않고 중과세율을 동일하게 매기겠다는 방침이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9564만→1.7억원’…2주택자도 합산액 따라 증가폭 달라
2주택 이하 소유주에게도 중과세율이 적용되면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고가주택 밀집지역의 보유세(종부세+재산세) 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으로 과세표준 12억원 초과 기준점인 1세대 1주택 기준 공시가격 32억원(시가 약 46억원)부터 중과세율 적용 대상에 포함돼 종부세 부담이 가중된다.
헤럴드경제가 홍자영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세무컨설팅팀 과장에게 ‘서울 초고가주택 세제개편 시 종부세 변동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결과, 중과 적용 시 반포·삼성·성수 등 초고가아파트 종부세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84㎡(이하 전용면적)를 보유하고 있는 1주택자가 세제개편 시 납부해야 할 종부세는 현행 1978만원에서 2526만원으로 약 30% 늘어난다. 이는 올해 공시가격 45억500만원,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적용한 것으로 내년 공시가격 상승률까지 반영하면 종부세는 2526만원보다 더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 61억600만원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 195㎡를 1채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종부세는 3315만원에서 4891만원으로 약 1600만원(47.5%) 증가한다.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200㎡는 공시가격이 121억7000만원에 달하는데, 중과가 적용되면 종부세는 9564만원에서 1억7388만원으로 약 7800만원(81.8%) 급증한다.
2주택 또한 보유주택 공시가격 합산액에 따라 종부세 증가폭이 달라진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9㎡와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4㎡를 보유한 2주택자는 내야될 종부세가 1529만원에서 1935만원으로 20% 늘어난다. 공시가격 합산액이 약 31억원인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84㎡+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113㎡ 보유 2주택자는 기존 1112만원에서 1194만원으로 7.4% 증가한다.
주택 수 아닌 가액 기준 방침…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전망
정부가 이렇듯 주택 수가 아닌 가액을 기준으로 종부세 체계를 개편하려는 건 ‘저가 다주택자’가 ‘고가 1주택자’보다 세금을 더 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상황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도 세제 분야 발제를 맡은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현행 제도에서 30억원짜리 1채와 10억원짜리 3채를 비교하면 1채 가진 경우 세율이 더 낮다”며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보유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정부는 2주택 이하 중과 적용 외에도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70%, 다주택자는 80%로 상향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액(1주택자 12억원, 다주택자 9억원)을 차감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정된다. 이에 따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높아지면 소유주가 납부할 세 부담도 시뮬레이션 결과보다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최근의 집값 상승세를 고려해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과세 형평성을 이뤄 똘똘한 한 채 선호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와 별개로, 세 부담 증가가 결국 임대차 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 등 세 부담을 높이면 그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지금도 전월세 시장이 불안한 상황인데 세제를 강화했을 때 세입자를 보호할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를 올릴 때 대상자도 나눠서 봐야한다”며 “최근 50억원을 산 사람은 자금력을 갖춰 (증가한) 보유세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만 20년 전에 5억원에 산 집이 재건축을 거쳐 50억원이 된 경우는 현금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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