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TF 신탁 판매액 5개월새 8.8배

보유기간 평균 42일, 평균 5.5번 계약

목표 수익률 5% 이하가 58.1% 차지

은행 최적 수수료 대비 7배 이상 수취

금감원, 주의 단계 소비자경보 발령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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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남성 A씨는 올해 1월 6일부터 6월 4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인 ‘T○○○○ 반도체 TOP 10’을 총 13회 거래했다. 평균 보유일수 10일, 누적수익률 78.8%다.

자본금 1억원을 투자했는데 운용결과 평가액은 1억7900만원으로 증가했다. A씨는 선취수수료로 1704만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만약 A씨가 동일 조건에서 후취수수료를 선택했다면 후취수수료는 56만원, 투자 후 운용결과는 2억300만원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후취수수료를 선택할 경우 선취수수료 절감분 등에 대한 복리효과(799만원)로 수수료 절감액(1622만원)보다 더 크게 수익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누적수익률은 103.1%로 예상된다.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국내 6개 은행의 ETF 신탁 판매액이 5개월새 8.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등 투자 취약계층의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단기매매와 선취수수료 증가로 소비자의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30일 주의 단계의 소비자경고를 발령하고 개인투자자가 본인의 투자기간, 성향 등에 적합한 수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ETF 거래 시 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단기매매 성향 강한데…수수료는 미스매칭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올해 5월 전 금융권에서 거래된 ETF 규모는 3290조원으로 이중 은행권 ETF 신탁 판매액은 2.0%인 66조원이다.

은행권 ETF 신탁 판매액의 규모 비중은 작지만 올해 들어 국내 증시 호황으로 판매액과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금액으로 보면 올해 3월 6조5000억원에서 4월 9조2000억원, 5월 14조4000억원으로 확대되며 3개월새 비중이 1.0%포인트 늘었다.

ETF 거래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NH농협 등 6개 은행에 집중됐다. 이들 은행의 2025년 1월~2026년 5월 중 ETF 판매액은 64조원, 판매거래 건수는 103만건이었다. 지난 5월에만 10조8000억원이 판매되며 지난해 12월(1조2000억원) 대비 급증했다.

금감원은 은행권 ETF 신탁 거래의 경우 단기매매 성향이 강한데 이러한 매매 행태와 목적에 맞지 않는 신탁수수료 미스매칭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이 ETF 신탁 거래를 분석한 결과 보유기간이 평균 42일로 짧고 동일인 평균 5.5번 수준으로 계약이 빈번하게 이뤄졌다. 특히 올해 들어 단기매매 성향이 짙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ETF 거래가 6개월 이내에 매도(94.6%)하는 단기거래임에도 단기거래에 불리한 선취수수료가 91.7%를 차지했다.

또한 목표수익률이 5% 이하로 낮게 설정된 계좌가 58.1%로 절반을 넘었으며 3%·1% 이하 등 과도하게 낮은 경우도 각각 20.8%, 1.1%였다. 소비자가 목표수익률을 낮게 설정할수록 잦은 매매가 발생하고 선취수수료 선택시 수수료 부담이 증가하며 수수료 납부분에 대한 투자기회 상실로 손해가 가중된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실제 선취수수료와 낮은 목표수익률 설정의 조합으로 은행은 고객 최적 신탁수수료 대비 7배 이상의 수수료를 수취했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지난해 1월 이후 고령층, 주식 투자경험 미보유자 등 투자 취약계층의 ETF 신탁 거래가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해당 기간 65세·80세 이상 투자자 비중은 각각 29.9%, 1.1%로 특히 월별 ETF 매수자 중 65세 이상 비중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주식 관련 투자경험 미보유자 비중은 1.5%에 올해 5월 가입건수가 1426건으로 작년 12월(657건) 대비 2.2배 많았다.

목표수익률 지나치게 낮으면 수수료 부담 커

금감원은 일반적으로 투자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선취수수료, 1년 이하이니 경우 후취수수료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자기간이 짧을수록 후취수수료가 훨씬 유리하므로 단기매매가 예상되는 투자자는 후취수수료를 선택하라고 제언했다.

또한 목표수익률을 1~3% 등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설정할 경우 잦은 매매가 발생하고 수익률 대비 수수료 부담이 과중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은행 ETF 신탁은 증권사를 통한 직접매매에 비해 신탁수수료 등 높은 거래비용이 발생하므로 단기 반복거래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당부했다.

아울러 은행에서 가입하더라도 ETF 신탁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며 은행 신탁으로는 ETF를 실시간 매매할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덧붙였다. 은행은 고객의 운용지시 후 ETF를 장중에 분할·지연 매매하므로 주가가 급변동하는 경우 운용지시 시점 가격과 실제 체결가격의 차이가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업계·협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ETF 포함 신탁 관련 수수료 체계 ▷은행 내부 성과평가(KPI) ▷판매절차 개선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수수료 체계와 관련해선 선·후취수수료, 중도해지수수료, 매매수수료를 포함해 전반을 백지상태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