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유튜버 김선태(전 ‘충주맨’)가 MC를 맡아 화제가 된 KBS 웹예능 ‘돈선태 성공시대’(이하 ‘돈선태’)가 첫 회를 공개해 보지도 못하고 폐지된다. 1회 선공개 영상에서 걸그룹 리센느 원이에게 ‘무섭노’ 발언을 할 것을 유도하는 등 부적절한 진행이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이다.
KBS는 7월 31일 공식 입장을 통해 “선공개 영상으로 인해 불편함과 우려를 느끼신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해당 콘텐츠와 관련하여 심리적 부담과 상처를 입으신 출연자께 깊은 유감과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수차례 논의 끝에 김선태의 하차 의사를 받아들여 디지털 공개와 방송 편성을 모두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번 콘텐츠의 일부 표현과 연출 방식이 출연자와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과 상처를 드릴 수 있었다는 점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다양한 시각과 시청자 여러분의 공감까지 더욱 세심하게 고려해 신중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라고 밝혔다.
KBS는 “관련 부서 및 제작진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제작 과정 전반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라며 “콘텐츠의 기획 의도와 표현 방식이 적절했는지, 출연자 보호 원칙과 제작 윤리에 부합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라고 했다.
영상 내용과 무관한 정치인 등을 해시태그로 설정해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전 영상에 사용된 해시태그가 예고성 ‘쇼츠’ 영상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으며, 업로드 과정에서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목적이나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특정 인물들과 리센느를 연관 짓거나, 바이럴 마케팅 또는 조회수 확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전혀 없다”라며 “부주의로 인해 혼란과 오해를 드리고, 출연자와 관련 인물들께도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돈선태’는 김선태가 성공 신화의 주인공들을 초대해 그 비결을 묻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유튜브 채널 ‘충주맨’을 그만둔 김선태가 KBS 예능 MC를 맡는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7월 29일 첫 회 선공개 영상을 공개하자마자 논란에 휩싸였다. 이 영상에서는 리센느 멤버 원이가 출연했는데,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논란이 일었던 ‘무섭노’ 발언이 영상 전면에 부각됐다. 썸네일에는 ‘나오노’라는 문구가 들어갔고, 김선태는 원이에게 “‘무섭노’ 사건에 대해 가볍게 얘기해 본다면?”이라며 답변을 유도했다. 또 “사투리로 한마디 해달라. 정치판에 내 얘기가 왜 나오노?”라고 대답을 끌어내기도 했다. 원이가 “내는 그거 뭔지도 모른데이”라고 재치있게 피해 갔다. 영상은 또 내용과는 무관한 정치인들과 유명인들의 이름을 해시태그로 달았다.
영상이 공개되자 다양한 비판이 제기됐다. 가장 많은 비판은 일베 논란으로 마음고생이 컸던 원이에게 ‘2차 가해’나 다를 바 없었다는 지적이었다. 원이는 한 영상에서 자신의 팀 동료와 대화 중 ‘무섭노’라고 말했다가 일베 논란에 휘말렸다. 경상도 출신인 원이가 자기 지역 사투리를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었지만, 그러한 논란이 자꾸 소환되는 것이 원이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김선태의 답변 유도에 원이가 표현상의 실수를 했을 경우 또 다른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는 것이었다.
‘노’ 표현을 희화화해서 썼다는 지적도 있었다. ‘노’는 경상도 사투리의 종결어미이기는 하지만, 일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의미로 쓰며, 일베의 사용방식이 온라인에 퍼져 경상도 사투리와는 무관하게 남용된다는 지적이 있다. ‘돈선태’ 영상에서도 굳이 ‘노’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노’를 쓴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되자 김선태는 7월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단독 MC로서 그런 방송을 이끌어가는 것에 대해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자진하차하는 걸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김선태는 “제가 욕심이 있었나 보다. 지상파 단독 MC를 해보니까 쉽지 않더라. 제가 능력이 부족했다”며 “제 탓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소속사도 없고 따로 혼자 있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않은 그런 느낌도 받았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작진과의 소통 문제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김선태는 리센느와 소속사 대표에게 직전 전화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리센느) 멤버 분들이 먼저 저를 걱정해주셨다고 하더라”며 “두 번, 세 번 다시 더 죄송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제가 초심을 잃었나 생각도 많이 했다. 이번 일로 불편하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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