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기자실 이어 공대에도 취재 공간
연구 성과 알리고 취재 접점 확대 목적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이 연구 성과와 기술 현장을 언론에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전용 기자실을 마련했다. 연구자와 기자 간 접점을 늘려 복잡한 공학 기술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고 이공계 분야 취재 활성화를 돕겠다는 취지다.
기자실 설치를 추진한 김성재 서울대 공대 대외협력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열린 기자실 신설 기념 간담회에서 “공대의 큰 문제 중 하나는 비저빌리티(visibility), 즉 외부에 얼마나 잘 알려졌느냐는 부분이었다”며 “서울공대가 어떤 일을 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방향으로 홍보 방식을 바꾸려 했다”고 밝혔다.
기존 공대 홈페이지가 학장 일정이나 협약 체결 등 행정 중심 내용 위주로 운영됐다면 앞으로는 연구 성과와 주요 과제 수주, 국제 학술 성과 등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연구자가 직접 작성한 자료는 전문용어가 많아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자와 연구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새 기자실은 서울대 정문에서 약 30분가량 언덕길을 올라야 닿는 공과대학 행정관 39동에 자리 잡았다. 공대 주요 연구시설과 가까운 ‘아랫공대’ 핵심 공간으로 본부 기자실에서는 도보로 약 16분 거리다. 인근에는 식당과 카페 등이 있어 취재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기자실에는 인터넷과 전원 시설을 비롯해 에어컨, 소파, 차와 커피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김 위원장은 “연구실에서 보내주는 자료는 대부분 해당 연구를 수행한 학생들이 초안을 쓰다 보니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중학교 2학년 수준의 독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공대는 기자들이 연구 현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연구자와 언론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이 이곳에 와서 어떤 연구 성과가 준비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관심 있는 연구가 있으면 직접 교수와 만나 취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전화 인터뷰보다 현장에서 직접 설명을 듣고 사진도 찍는다면 더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공대 “공학 인재 중요성 알릴 것”
김 위원장은 기자실 개설 배경에 대해 단순한 홍보 강화를 넘어 공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공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학 자체의 인기가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산업을 이끌어 온 것은 결국 공학이고, 인재가 공대로 유입되는 것이 국가 산업 발전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항공우주, 방산 등 첨단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학 인재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과거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이공계 기피 우려가 제기됐지만,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학 분야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영오 서울대 공대 학장 역시 이날 “국민의 과학기술 이해 수준이 과거보다 높아져 이제는 HBM이나 AGI 같은 기술 용어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며 “국내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연구 성과와 기술을 많이 소개해달라”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는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의대·병원·공대가 함께하는 융복합 심포지엄을 열고, 10월에는 ‘도전의 80년, 혁신의 미래’를 주제로 서울공대 80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한다. 내년 1월에는 공대 역사관도 개관할 예정이다.
서울대 공대가 이처럼 대외 홍보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이공계 분야의 사회적 관심 확대와 함께 대학 내 존재감 강화 움직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서울대는 차기 총장 선출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총장 선출을 위한 추천위원회는 이달 16일 첫 비공개회의를 열고 위원장을 선출했다. 다음 달 말께 후보자 등록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서울대 공대는 의대 다음으로 교수 규모가 큰 단과대학으로 대학 내 영향력이 큰 곳으로 꼽힌다. 차기 총장 선거 과정에서 공대 출신 교수들의 출마 여부와 함께 각 단과대가 그동안의 성과와 미래 비전을 어떻게 부각할지도 관심사다.
김영오 학장은 “국민들의 과학기술 이해 수준이 높아진 만큼 연구 성과를 더 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기자 대상 기술 설명회 등을 정기적으로 마련해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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