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마무리된 미국 주요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인공지능(AI) 투자 거품론’을 일단 잠재웠다. 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설비투자 확대 의지를 확인시키자 한국과 미국 반도체 주가가 크게 반등했다. 한국의 7월 수출액은 988억9000만달러로 전월 1022억5000만달러에 이어 월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고의 호조세를 이어갔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액은 5952억5000만달러로 연간 1조달러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고 성장률 3% 달성 전망도 힘을 받는 양상이다.
그러나 AI 수익성·투자 우려가 잠잠해지자 국제유가와 미국 금리, 달러·엔·원화 환율 등 3대 거시 변수의 변동성이 커지며 우리 경제의 대외 리스크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관련, 이란과 합의에 도달했음을 시사하고 양측간 대화가 이튿날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통과 중인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는 소식에 지난달 31일 크게 올랐던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급락했다. 중동전황에 따라 7월 한달 내내 국제유가 선물은 배럴당 60달러 후반~90달러 전반대를 오르내렸다.
전세계적인 긴축 기조 속에서도 미국 금리 불확실성은 더 확대됐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미 국채 장기물 금리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케빈 워시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예고(포워드 가이던스)를 축소하고,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보다 시장 자율 조정을 종전보다 더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시사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기업 자본조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미 금리정책이 한층 더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외환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말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엔화를 대규모로 매입해 엔저 저지에 나섰다고 양국 정부가 공식 인정했다. 양국이 함께 외환 시장에 동시 개입한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약 15년 만이다. 일본 엔화와 동조세가 강한 원화 환율은 지난달초 달러당 1560원대까지 육박하다가 31일 1420원대까지 떨어졌다.
우리로선 반도체 호황과 강력한 수출 체력이 뒷받침한 실물경제의 호조와, 유가·금리·환율이라는 대외 환경 변동성 간의 괴리를 극복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금융 시장 변동성엔 유연하고 정교한 대응을, 스스로 강화할 수 있는 산업경쟁력엔 총력적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한다. 성장동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거시 변수 관리와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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