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 구분 없애고 ‘가액 중심’ 과표로 일원화…비싼 1채는 5.0%로 ‘상향’

1주택 기본공제액 ‘거주 14억·비거주 9억’ 차등화…다주택은 4억+α

공정가액비율 60→70·80%…시가 20억 이하 1주택은 종부세 제외·46억원부터 급증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안내문 모습. [연합]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안내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실거주 1세대 1주택자라도 시가 35억원부터 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나고, 46억원이 넘으면 세 부담이 급상승하게 된다. 초고가 1·2주택자에게도 3주택자와 같은 최고 5.0%의 세율이 적용되는 등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의 종부세가 올라가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10억원으로 제한된다.

종부세와 양도세를 산정할 때 보유 기간에 적용하던 공제를 거주기간을 기준으로 삼도록 바꾼다.

정부는 3일 주택 수에 따른 종부세 세율의 직접적인 차이를 없애고 가액이 중심이 된 과세표준(과표)을 기준으로 일원화하는 계획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부동산 세제 개편이다. 특히 종부세 개편은 2022년 12월 현행 체계를 갖춘 지 약 4년 만이다.

핵심 키워드는 ‘정상화’와 ‘합리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사전 브리핑에서 “집은 바잉(buying), 즉 사는 것이 아니라 리빙(living), 즉 사는 곳이라는 원칙 하에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이 정착되도록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가) 40억원에서 50억원 수준을 초과하는 주택은 과세를 정상화하겠다”며 “또한 거주하지 않는 주택과 다주택은 기본공제 금액을 축소하는 등 과도한 혜택을 정상화해 과세 형평을 제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종부세는 과세 체계가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기준으로 바뀐다. 세 부담 상한 비율은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린다.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위한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행 60%에서 70∼80%로 높인다. 고가·비거주 주택은 조인다.

3주택 이상의 경우 과표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구간의 세율이 1.0%에서 1.3%로 오르는 것 외에는 세율 변동이 없다. 반면 1주택의 경우 6억원이 넘는 5개 구간에서 모두 세율이 높아진다. 특히 초고가 구간은 대폭 상향한다.

세율에서 주택 수 차이를 없앤 것은 초고가 주택 1채를 보유한 이들의 종부세가 합산액이 동일한 집 여러 채를 보유한 이들보다 현격히 적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등을 반영한 것이다. 세율은 주택 수보다는 합산 가액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다만 주택 수는 개편 후에도 세율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기본공제금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 등 세액을 좌우하는 다른 요소를 함께 개편한다. 비거주자와 다주택자는 거주자와 1주택자보다 불리해진다.

기본공제금액은 현재는 1세대1주택자 12억원, 그 외에는 9억원인데 내년부터는 1주택자도 거주용과 비거주용으로 구분해 각각 14억원과 9억원으로 차등화한다 다만 종부세 납세 의무자를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14억원(아파트 시가 약 20억원) 초과자, 그 외 주택보유자는 공시가격 합계 9억원(아파트 시가 약 13억원) 초과자로 규정했다. 1주택자라도 비거주자이면 기본공제에서 거주자보다 불이익을 받지만, 아파트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야 종부세로 이어지는 셈이다.

실거주 1세대 1주택자라도 시가 35억원부터 종부세가 늘어나고, 46억원이 넘으면 세 부담이 급상승하게 된다. 초고가 1·2주택자에게도 3주택자와 같은 최고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현재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내년에 70%로 일괄 상향한다. 조정 대상 지역 주택보유자(1세대1주택자 제외)와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8년에 80%까지 올린다.

종부세 부담을 줄이는 요건을 변경하거나 축소한다. 1세대1주택자는 보유기간(5년 이상)과 연령(만 60세 이상)을 기준으로 합계 80% 한도로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2028년부터는 보유기간 대신 거주기간을 적용한다. 아울러 세액공제 금액 한도(600만원)를 새로 도입한다.

전년도 보유세(재산세+종부세)의 150%로 돼 있는 세 부담 상한은 내년부터 200%로 높인다.

장특공제는 공제 한도 ‘금액’을 도입해 양도차익에 비례해 공제액이 늘어나는 구조에 제동을 건다. 1년 유예를 거쳐 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을 한도로 삼는다.

보유기간 공제는 거주기간 공제(‘장기거주소득공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현재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는 보유와 거주에 연 4%씩 10년 한도로 최대 80대%의 공제가 적용된다.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를 없애고 거주만 연 8%를 적용해 최대 80%를 공제받을 수 있게 한다.

30% 한도인 비조정지역 다주택자의 보유공제도 단계적으로 거주 공제로 전환한다. 일련의 개편으로 ‘똘똘한 한 채’의 기대 수익이 낮아질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세 개편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완충 장치를 둔다. 다주택자가 2년 이상 보유한 조정대상 지역 주택 양도소득 중과세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해 매도 기회를 준다.

1세대1주택자 납부 유예 요건 중 소득 기준을 총급여 7000만원 이하에서 8000만원 이하로 낮춘다.

세제개편안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정기 국회에 법안으로 제출된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