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 최초 민원 담당자 보호 규정 마련…9월 시행 추진

김영훈 장관 “공무원도 누군가의 가족…노동감독관 안전이 노동자 안전”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용노동부가 폭언·폭행과 반복 민원 등 이른바 ‘특이민원’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전담 훈령을 마련했다. 중앙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민원 응대 시간과 종료 기준을 명문화하고, 심리상담과 정신건강 치료 지원 등 보호 체계를 제도화한 것이 핵심이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최근 ‘고용노동부 민원 처리 담당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의견수렴을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훈령은 폭언·폭행이나 위법행위가 수반된 민원, 정당한 사유 없는 반복 민원 등 특이민원으로부터 민원 담당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준과 지원 방안을 담았다. 중앙부처가 직원 보호를 위한 별도 훈령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민원 응대 시간 기준이다.

전화와 대면 민원의 1회 권장 응대시간을 20분 이내로 정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상담이 계속될 경우 종료 5분 전에 이를 안내한 뒤 20분이 지나면 상담을 종료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일부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내부 매뉴얼 형태로 운영하던 기준을 훈령으로 명문화한 것이다.

조직 운영의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본부 민원운영팀 내 ‘특이민원 직원보호반’을 두고, 지방관서에는 ‘전담대응팀’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피해 직원에게 심리상담과 힐링프로그램, 정신건강의학 진료비 지원, 치유를 위한 휴식 등을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장관과 본부 각 실·국장은 특이민원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검토·시행하도록 했다. 폭언·폭행 등으로 피해를 입은 직원에 대해선 필요한 지원을 적극 제공하도록 의무를 명시했다.

이번 훈령 제정은 노동감독관을 중심으로 특이민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노동부는 임금체불과 산업안전 감독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업무 특성상 폭언과 폭행, 반복 민원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노동부에 접수된 민원은 1억1844만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민원인으로부터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피소된 사례도 419건에 이른다.

최근 노동감독관 인력 확충도 제도 마련의 배경으로 꼽힌다. 노동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노동감독관 2000명을 증원했으며, 오는 12월부터는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 시행에 따라 지방노동감독관 제도가 본격 도입된다. 경기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신규 감독관 채용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시행된 법왜곡죄도 현장 공무원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노동부는 법왜곡죄 적용 가능성과 직권남용 등으로 피소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직원 보호 장치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동감독관이 안전해야 모든 노동자가 안전할 수 있다”며 “공무원도 노동자이고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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