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성과는 공개, 민감한 현안은 비공개
국민참여단 질의에도 구체적 답변 대신 “검토”만 반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업무보고는 박수로 시작했지만 끝은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다. 생중계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그 어느 것 하나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그리고 전북 정읍에서 애써 먼 길을 올라온 국민참여단 역시 이번에는 청와대 구경으로 만족해야만 했을 것 같다. 생중계 화면에선 속 시원한 해결을 약속 받지도 못했고, 궁금증에 대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를 생중계하는 이유는,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잔무가 떠올라 잠도 못자고 일한다는 국민주권정부의 공무원들이 지금 현재 국민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직접 알리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의 유능함을 뽐낼 수 있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가장 먼저 산재 사고사망자 11.8% 감소, 임금체불액 10.7% 감소 및 체불노동자 15.8% 감소, 남성 육아휴직 16.4% 증가 등 박수 받아 마땅한 상반기 노동부 성과를 대통령에 소상히 보고했다.
아쉬운 것은 정작 국민들의 궁금증에는 다가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노동부는 업무보고 하루 전 언론을 상대로 급작스럽게 차관의 백브리핑 일정을 공지했다. 대통령 업무보고는 그 일정 자체가 사전에 공유되지 않는 행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노동부가 자랑스럽게 꺼내놓을 ‘성과’가 아닌, ‘초과이윤 분배에 대한 논란’, ‘메가특구 관련 특별법에 대한 노동부 입장’ 같은 현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함구했다. 현 시점에서 노동계와 경영계에 메가특구 특별법보다 궁금한 건 없다.
언론만 답답했을까.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국민참여단 청년은 “계약서에 서명하기 1분 전 연봉이 200만원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채용공고에 임금을 의무적으로 명시해 줄 것을 부탁했다. 청년들의 이런 제안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노동정책 토론회에서도 같은 요청이 나왔다. 하지만 상반기가 지나도록 바뀐 건 없다. 본지가 지난달 21일 민간 구직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채용공고에 임금을 명시한 곳은 7.8% 수준이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국민참여단은 상반기 산재 사고사망자 11.8% 감소 성과가 정책적 효과보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얻어진 결과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위험하게 여기는 건설업에서 사망자가 10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명(23.9%)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해선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사실 올해 상반기 건설현장은 약 103만개로 전년 동기보다 약 13만개(13.4%) 늘었다. 그래서 공사 감소보다 현장 안전관리 강화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다.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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