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코스피 상장사 개인 최대주주 매매공시 전수 분석
폭등 6월·폭락 7월 오너들 자사주 공격 매입
7월 오너 자사주 매매 10건 중 8건이 매수
책임경영 표명보다 주주환원 확대 우선 주장 제기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코스피 폭등 국면에서 자사주를 대거 사들인 재계 오너들이, 지난달 폭락장에서도 공격적으로 매수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오너들이 잇따라 ‘주주 달래기’에 나서면서 올초 200건 안팎이었던 매매 건수는 지난달 3배 가까이 늘었다. 오너들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의 일환이지만, 주주들은 이보다는 실제적인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7월 한 달만 오너 자사주 매입 400여건
8일 헤럴드경제가 지난 1년(2025년 8월~2026년 7월)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코스피 상장사 개인 최대주주 매매 공시 3947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코스피 폭락 직후인 지난 7월 한 달간 이뤄진 자사주 매입은 444건에 달했다. 매도를 포함한 전체 거래 524건의 84.7%에 달하는 수치다.
동시에 이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9000대를 돌파했던 6월 수치와도 비슷하다. 지난 6월 한 달간 이뤄진 최대주주들의 자사주 매입은 447건, 전체(494건)의 90.5%였다.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인 오너들이 폭락 이후에도 이를 이어간 것이다.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사상 최고치인 9114.55를 찍은 이래 현재 40% 가까이 급락한 상태다.
코스피 급등에 오너 자사주 매매 3배 늘어
지난 1년간 오너들의 자사주 매입은 꾸준히 늘어왔다. 전체 거래 중 매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지만, 매매 자체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월별 매입률(매입 건수)을 보면 ▷작년 8월 74.6%(138건) ▷작년 9월 61.2%(123건) ▷작년 10월 52.5%(146건) ▷작년 11월 52.2%(151건) ▷작년 12월 55.5%(187건) ▷올해 1월 68.9%(157건) ▷올해 2월 47%(63건) ▷올해 3월 68.5%(265건) ▷올해 4월 74.1%(324건) ▷올해 5월 76.4%(294건) ▷올해 6월 90.5%(447건) ▷올해 7월 84.7%(444건)이었다. 1년 사이 매입률은 70%대로 비슷하지만, 매입 건수는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오너들의 자사주 매입은 최근 폭락장 국면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주식 3620주를 주당 평균 135만3677원에 장내 매수했다. 총 거래 금액만 48억원에 달한다. 사전 공시 기준인 ‘50억원’ 이하를 최대치로 맞춘 규모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도 같은날 삼성전자 주식 3045주를 주당 23만원, 총 7억35만원에 사들였다.
이밖에 지난달 들어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50억원, 이규호 코오롱 회장이 2억원, 김동춘 LG화학 사장은 1억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1억원 규모로 각각 자사주를 매입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임원진 30여명 전원이 나서 1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취득했다.
“오너 매수가 주가 자극 ‘악순환’” 경고도
이를 두고 코스피 시장에서 주가 급등락과 오너가 자사주 매입이 맞물려 ‘악순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가 널뛰기하는 상황에서 오너들이 주가 방어를 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이 거래가 다시 매수 신호로 작용해 변동성을 키우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주장이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피 급등락과 오너들의 자사주 매입이 선후관계를 따질 수 없이 반복되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주주환원 없으면 주가 단기 부양에 그쳐”
통상 오너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의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최태원 회장이 하이닉스 주식을 매입한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주가는 전날 미국 증시 반도체 종목 상승과 맞물려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을 긍정적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자사주 취득은 시세차익 실현을 위해 일시적으로 활용되는 데 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자사주 매입이 주주환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잠시 주가를 올리는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상법 개정 과정에서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많이 언급되며 주가 폭락 국면에서 오너들도 화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자사주 소각을 통한 가치 부양 절차가 없다면 단순히 오너들의 지배력 강화 효과에만 그쳐 오히려 주주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klee@heraldcorp.com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