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중수청 유인의 관건이었던 ‘대우’
3급→4급 ‘사실상 강등’ 소식에 ‘냉랭’
3급 수사관은 30명…승진 보장 어려워
“평검사 대부분은 설명회 참석 안 했다”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오는 10월 출범을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개청준비단이 전국 검찰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 중인 임용설명회에 저연차 검사들이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년 미만 경력의 검사가 중수청으로 이동하면 사실상 직급이 강등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조직의 역할과 업무 방향에 대한 설명이 불분명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설명회에 참석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지난 5일부터 전국 18개 검찰청을 순회하는 비공개 임용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5일 부산고·지검, 창원지검, 광주고·지검 ▷6일 울산지검, 대구고·지검, 전주지검, 대전고·지검 ▷7일 춘천지검, 서울동부지검, 청주지검, 수원고·지검에서 설명회가 열렸다. 다음 주에는 ▷10일 의정부지검, 서울북부지검, 인천지검, 서울남부지검 ▷11일 서울고검·중앙지검, 서울서부지검 ▷12일 제주지검 순으로 설명회가 개최된다.
이번 주 설명회가 열린 검찰청들에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검찰수사관들이었고, 검사들의 참여는 드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특히 연차가 낮은 평검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지난 5일 설명회가 있었던 한 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연차가 있는 기획 검사들 몇 명이 참석했고, 평검사들은 대부분 설명회에 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법조계는 검사 유인책의 관건이 될 것으로 꼽혔던 대우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정해진 것이 저연차 검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3급 대우를 받는 10년 미만 경력의 평검사가 중수청으로 이동하면 4급 수사관이 돼 직급이 사실상 강등되기 때문이다. 앞서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현직 검사가 중수청으로 이동하면 ▷지검장급 1급 ▷차장·부장검사급 2급 ▷법조 경력 10년 이상 3급 ▷10년 미만 4급 상당 계급을 부여받게 된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이 담긴 중수청 직제안은 지난 5일부터 오는 10일까지가 입법예고 기간이다.
경력이 10년 미만인 검사가 중수청 4급 수사관으로 이동을 하더라도 승진할 수 있는 자리가 지나치게 적어 경력 차원에서의 비전이 부재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수청 직제안에 따르면 1급 수사관은 7명(본청 1명·소속기관 6명), 2급 수사관은 16명(8명·8명), 3급 수사관은 30명(8명·22명)에 불과해 ‘승진 병목’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4급 수사관 이하 인원 수는 2513명(315명·2198명)이다. 저연차 검사 입장에선 현재보다 낮은 대우를 받으며 중수청에 합류하는 것에 더해 승진마저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개청준비단이 직제안을 공개하기 전까지만 해도 검찰 안팎에선 중수청 합류를 전제하지 않더라도 설명회에는 참석해 볼만 하다는 말들이 나왔다. 그간 일선 검사들은 중수청 설치 자체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여왔는데, 조금은 다른 기류가 생겼던 것이다. 최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공포되면서 공소청 검사로서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 중수청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수청으로 이동하는 평검사가 많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설명회에 대한 인식도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한 검찰 간부는 “퇴임을 생각하고 있는 검사가 중수청 출신 경력을 쌓으려고 자리를 옮겨 볼 수는 있겠지만, 저연차 평검사 입장에서 중수청으로 갈 이유가 없어보인다”며 “중수청에 10년차 전후 검사 유입이 안 되는 상황은 곧장 성과를 내야 하는 조직의 입장을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수청 합류 이후의 기본적인 업무 방향이나 근무 여건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음 주 설명회가 예정된 수도권 검찰청 소속 검사는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중수청이 어떤 일을 하는 조직인지조차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순환인사나 관사를 비롯한 처우에 대해서도 미정이라는 말만 반복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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