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37) 씨. [실종자 가족 제공]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37) 씨. [실종자 가족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제주에서 3개월 넘게 행방이 묘연한 30대 여성 실종자의 가족들이 제보를 받기 위해 연락처를 공개한 이후 장난전화가 이어지면서 고통이 커지고 있다.

장씨의 친척동생 A씨는 지난 19일 인스타그램에 장씨의 사진이 담긴 실종 전단을 공개하며 제보를 요청했다.

A씨는 “가족들은 이미 충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신음 소리 등 장난 전화는 제발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댓글을 통한 정치적 선동이나 사건과 무관한 정치적 논쟁도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저희는 오직 가족을 찾기 위해 이 글을 올렸다”고 당부했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늦은 밤에서 13일 새벽 사이 제주시 한림읍의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당시 장씨는 휴대전화만 소지한 채 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 158㎝에 마른 체형이며 실종 당시 긴 생머리에 금팔찌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교 섞인 말투가 특징이다.

장씨는 10년 전 제주로 이전한 후 남자친구와 함께 제주시 한림읍에서 지내왔다. 실종 당시 장씨의 연인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장씨가 ‘어디로 간다’는 말없이 보이지 않는다”고 가족에게 전했다.

가족들은 같은 달 15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그러나 당시 신고를 접수한 B경장은 상사에게 “신고 대상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보고한 뒤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들에게는 ‘장씨가 자신의 위치를 남자친구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와 연락이 계속 닿지 않자 남자친구는 지난달 17일 재차 경찰에 신고했으나 접수되지 않았다. 장씨 가족 측은 장씨가 자신의 위치를 남자친구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기존 기록 탓에 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씨의 친척 동생이 서울에서 지난달 19일 다시 장씨의 실종 신고를 했고, 뒤늦게 재수사에 돌입하게 됐다.

2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장씨의 통신 기록 조회 결과, 지난 5월 최초 실종 신고를 받은 B경장과 장씨가 통화했던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간이 2개월 이상 지나 장씨의 이동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주변 폐쇄회로(CC)TV 녹화 기록 등도 모두 삭제된 상태다.

아울러 최초 신고 당시 해당 경찰관이 장씨의 실종 신고를 실종아동 프로파일링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의하면 실종 신고 대상자가 실제 실종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거나 허위 신고 등으로 판단될 경우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을 수 있어, 당시 B경장이 장씨 실종 신고를 허위 신고 등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B경장은 사건 종결 전 상사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상사에게 보고가 이뤄졌는지 역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그가 혼자서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14일 B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장씨와 연락이 닿아 사건을 종결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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