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우크라이나와 4년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전장에 투입할 신규 병력을 모집하기 위해 대규모 동원령을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동원령이 코앞에 닥쳤다는 전언에 러시아 내부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군 당국이 지난달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낀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를 찾아 지역 주민을 동원할 경우에 대비한 준비계획과 절차를 점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병력 부족 상황에 대비해 추가 동원 계획을 전국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아직 러시아 당국이 동원령을 발령하지 않은 가운데, WSJ은 다음달 총선 전까지는 동원령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총선 이후는 얘기가 다르다. 최근 러시아의 병력 부족이 심각하다 보니, 추가 동원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돈바스를 장악하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고, 북한에서 병력까지 지원받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자국 내 추가 동원령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관측에 러시아 내부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WSJ은 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징집 대상 연령대의 남성들이 해외 도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모스크바 세관 당국에 따르면 지난주 러시아 이웃 국가인 조지아 국경을 오란 인원이 하루 2만명을 넘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러시아의 추가 동원령에 대한 예상은 이웃 국가들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예상치 못한 효과도 냈다. 조지아는 물론 인근에 있는 아르메니아까지 러시아 이민자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에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는 것이다.
WSJ은 러시아가 추가 동원령으로 병력을 증파하면, 전선을 강화하고 돈바스 장악을 위한 진격 속도를 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총선 이후 추가 동원령을 내리고, 실제 병력을 늘리는 시기는 전투가 둔화할 수밖에 없는 겨울철일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을 앞두고 동원령이 내려진다면 실질적 효과가 있을지에 관한 의문도 제기된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은 “올해는 이미 늦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음해 전투에서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규모 동원령을 감행한다면 러시아는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가뜩이나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원유 수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알렉산더 콜리안드르 이사는 “러시아는 군사적 이익을 위해 미래를 저당 잡히는 것”이라며 “가뜩이나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력을 동원하고 이들에게 식량과 무기, 급여를 지급하게 되면 예산에 엄청난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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