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 전가 의혹 조사
19~24일 네 차례 조사 시도 모두 무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섰다가 빈손으로 철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이 사전통지 절차를 문제 삼아 조사 자체를 거부한 데 따른 것으로, 기업이 대규모유통업법 관련 현장조사에 전면 불응한 것은 공정위 출범 이후 처음이다.
25일 업계와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이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부담시켰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에 이어 24일까지 총 네 차례 현장조사를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쿠팡은 특정 상품의 판매가격이 경쟁 온라인몰보다 비쌀 경우 가격 맞춤형 쿠폰을 발행해 소비자의 실제 구매가격을 낮추고 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납품업체의 부담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조사를 거부한 근거는 현장조사에 앞서 사전통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행정조사기본법은 현장조사를 할 경우 원칙적으로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공정위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전에 조사 사실을 알릴 경우 증거 인멸 등으로 조사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면 사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조사의 적법성을 둘러싼 갈등은 결국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쿠팡은 지난 21일 공정위의 현장조사 결정·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소송 제기 사실을 내부 송무 부서를 통해 파악한 공정위는 24일 조사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에 따라 이달 28일까지 계획됐던 현장조사는 예정보다 나흘 일찍 종료됐다.
그동안 기업이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현장 진입을 방해한 사례는 있었지만 조사 절차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조사 자체를 거부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화물연대가 공정위 현장조사를 거부한 적은 있지만 기업이 대규모유통업법 관련 현장조사를 전면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쿠팡은 공정위 조사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이번 현장조사의 절차적 적법성을 문제 삼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쿠팡 측은 “올해 1월부터 진행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적법한 현장조사 등에 전적으로 협조해 왔으며 법이 요구하는 모든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현장조사 7일 전에 사전 통지해야 하는 법상 의무는 조사 대상자의 권익과 권리를 보장하는 적법한 절차이며 공정위가 이런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에 대해 법원 판단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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