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훈 데이터센터 개발 TFT 상무 인터뷰
AI DC로 사업구조 혁신·미래 경쟁력 강화 방침
4분기 군산에 60㎿ 규모 데이터센터 착공 계획
기존 에너지 경쟁력을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 방침
온사이트 방식·프리캐스트 공법으로 경쟁력 높여
“향후 성공 경험 통해 해외 진출 가능한 사업 모델”
<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비싼 전력은 단가가 높은 전력이 아니라, ‘필요할 때 확보하지 못하는 전력’입니다. SGC그룹이 가장 잘해 온 발전과 플랜트의 역량이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의 데이터센터가 IT 기업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의 막대한 전력 소모와 발열을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 및 인프라 역량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 종합 에너지 전문 기업 SGC에너지가 전북 군산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DC) 구축에 나섰다. 이 회사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새 성장축으로 사업 구조를 혁신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SGC에너지 본사에서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황세훈 SGC에너지 데이터센터 개발 TFT 상무를 만나 혁신적인 AI DC 모델과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군산에 300㎿ 규모 AI DC 구축 추진…발전소 운영 역량 등 시너지
SGC에너지는 군산 AI DC 사업과 관련해 60메가와트(㎿) 규모로 사업을 시작해 향후 최대 30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확보한 사업 부지에 모듈형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올해 3분기까지 60㎿ 규모 AI 데이터센터의 건축 허가와 착공 신고를 마무리하고, 4분기 본격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달 25일에는 SGC에너지의 AI DC 전담법인인 ‘SGC AI 인프라’는 전북 전주시 소재 전북특별자치도청에서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한국산업단지공단 등과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재무적 투자자이자 금융주관사 지위로 한국투자증권이 참석했으며, KT,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참석해 사업 협력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발전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SGC에너지가 AI 데이터센터라는 낯선 영역에 뛰어든 것은 본업과 무관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다. 황 상무는 이를 “기존 에너지 경쟁력을 AI 시대의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이를 통해 발전 사업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서버실 위주의 사업에서는 IT 회사가 독자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지만, 클라우드와 AI 시대로 넘어오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와 전력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열 관리 역량을 갖춘 인프라 기업의 협조 없이는 AI 데이터센터가 존립할 수 없단 설명이다. 황 상무는 “SGC에너지는 수백 메가와트(㎿)급 발전소를 직접 구축하고 운영해 온 역량이 있고, 자회사 SGC E&C의 플랜트 시공 강점이 더해져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우성 SGC에너지 대표이사의 강한 의지가 이번 사업을 빠르게 궤도에 올린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에너지 업계에서, 우드펠릿(재생에너지) 도입과 혼소 발전 등 끊임없이 변화를 주도해 온 기업 문화가 신사업 추진에 불을 지폈으며 전 국가적 과제인 ‘AI 전환(AX)’에도 속도를 낼 수 있었단 설명이다.
국내 1호 ‘온사이트(On-site)’ 발전…‘프리캐스트’ 혁신
SGC에너지 AI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무기는 전력과 공기(공사 기간)의 혁신이다. 수도권은 송전 선로와 전력난 문제로 사실상 데이터센터 추가 건립이 막힌 상태다. SGC에너지는 군산 산업단지 내 넓은 부지를 활용해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직접 연결하는 ‘온사이트(On-site)’ 방식을 국내 최초로 추진한다.
온사이트 방식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단순히 전력 단가를 낮추는 것보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실성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공급의 지연이나 중단 자체가 큰 사업 리스크인데, 발전 인프라를 가까이 두고 자가발전과 한전 전력망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강점이란 설명이다.
황 상무는 “한전망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용 발전소를 통해 전기를 직접 공급하게 되면, 외부 요인에 의한 전압 변화 없이 고품질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전력 가격 면에서도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나 오라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이미 채택하고 있는 방식을 국내에 선제적으로 구현하는 셈이다.
급변하는 AI 칩 기술 주기에 맞추기 위한 건축 공법의 혁신도 눈에 띈다. 기존 수도권 데이터센터는 비싼 땅값 탓에 고층으로 지어 올릴 수밖에 없어 3~5년의 긴 공사 기간이 소요됐다. 황 상무는 “SGC에너지는 단층 구조의 ‘프리캐스트(Pre-cast, 모듈형)’ 공법을 적용한다”며 “표준화된 사양으로 모듈을 제작한 뒤 현장에 결합(마운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하중 리스크나 공기 지연 등의 PF 사고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공사 기간을 15개월 안팎으로 대폭 단축해, 내년 3분기 시운전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입지적 한계 넘은 군산, 전력·네트워크·인재의 허브로
SGC에너지가 AI DC 입지로 택한 군산은 전력·부지·네트워크·접근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황 상무는 “데이터센터는 군산 국가 제2산업단지 내에 들어서기 때문에 대규모 부지를 활용하기 쉽고 주거지역과 일정 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며 “이번 정부에서 전라도 지역에 반도체·AI를 육성하는 기조와도 맞아떨어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산 부지 앞에는 2029년 글로벌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국제 해저광케이블인 육양국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며 “국제 통신망 접근성이 높아지면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등 디지털 인프라 수요를 유치하는 데도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군산을 연결하는 철도 접근성도 향후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지역 데이터센터의 과제 중 하나인 전문 운영인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100% 선임차 완료… 300㎿ 메가 클러스터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한편, 현재 SGC에너지는 수요처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황 상무는 “수요처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규모 전력 확보가 가능한 입지, 모듈형 설계를 활용한 공기 단축과 증설 용이성, 발전설비를 장기간 운영해 온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센터를 먼저 짓고 고객을 찾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확보한 상태에서 사업을 실행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황 상무는 이날 마지막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등 요인으로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 간 협조를 통해 충분히 해외로 나아갈 수 있단 설명이다. 그는 “군산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IT 기업 등과 협력해 이 같은 사업 모델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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