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아기 아토피는 부모가 가장 자책하는 병이다.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의 장에 사는 세균만 들여다보고 그 아기가 첫돌 안에 아토피에 걸릴지를 맞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엄마의 장내 세균은 아기 장내 세균의 최대 공급원이자 아기의 아토피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흐로닝언대학병원 트리슐라 신하와 알렉산드라 제르나코바 연구팀은 엄마와 아기 714쌍을 임신 12주부터 아기 생후 1년까지 추적해 대변 검체 4526건을 분석하고, 출산과 수유·식사·건강에 관한 변수 474개와 맞춰 봤다.
엄마만 봐도 아기에게 아토피가 생길지 예측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생후 1년 안에 아토피 피부염 진단을 받은 아기의 경우 엄마의 장내 세균 다양성은 아토피가 없는 아기의 엄마보다 낮았다. 장 속 세균의 다양성은 균의 종류가 몇 가지인지와 얼마나 고르게 섞여 있는지를 함께 따진 값이다.
이에 연구팀은 출산 시점에 채취한 엄마의 대변만으로 아기가 아토피에 걸릴지 맞혀봤다.
비교 결과, 정확도가 0.74로 나왔다. 1에 가까울수록 정확하고 0.5면 동전 던지기와 같은 지표다. 완벽한 예측은 아니었지만, 아기를 살펴보지 않고 엄마만 봐서 나온 수치다.
장내 세균 다양성이 낮은 산모는 임신 전 체중이 많이 나갔거나 흡연 이력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측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른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기 장 속 균은 엄마 장에서 왔다
연구팀은 아기 장에 사는 균이 어디서 왔는지 유전자 수준까지 확인해 봤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연구는 엄마와 아기에게 같은 이름의 균이 있으면 동일하다고 봤다. 반면 이번 연구팀은 같은 이름의 균이 있더라도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인지 확인했다. 엄마와 아기에게 같은 균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엄마한테서 넘어간 균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81개 종에서 엄마와 아기를 1만5462번 비교한 결과 7345번이 같은 균주였다. 아기가 엄마와 공유하는 균의 비율은 중앙값이 33%였다. 남남끼리 비교하면 중앙값은 0%였다.
엄마 장에 균이 많을수록 아기에게 전달될 확률이 높았고, 생후 2주나 1개월에 엄마에게서 넘어온 균주가 첫돌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훨씬 높았다.
모유를 먹인 경우, 분유를 먹인 경우보다 엄마와 아기의 균주 공유가 많았다. 다만 균을 직접 넣어주는 통로라기보다 엄마 장에서 발생한 균이 아기 배 속에 눌러앉도록 자리를 깔아주는 쪽으로 작동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아기 장내 세균을 가장 크게 갈라놓은 것이 자연분만이냐 제왕절개냐였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에게는 자연분만 아기 장에 흔한 먹는 것을 잘게 부수는 데 관여하는 균이 적었다. 생후 3개월까지 격차가 뚜렷했고, 첫돌이 지나도 차이가 남아 있었다.
제왕절개가 아니더라도 진통이 길었거나, 무통주사를 맞았거나, 양수가 터진 뒤 출산까지 오래 걸린 경우에도 균이 줄었다. 어떻게 낳았느냐보다 얼마나 길고 복잡하게 낳았느냐에 따라서도 달랐다.
다만 연구팀은 참가자가 네덜란드 북부의 비교적 건강한 임신부들이라 임신중독증을 겪거나 체중이 크게 느는 고위험 임신에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참고논문
DOI : 10.1038/s41586-026-10922-9
논문 정보 : Sinha, T., Brushett, S., Fernández-Pato, A. et al. Maternal influences on infant gut microbiome and health. Nature (2026).
dbsdn11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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