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에 데모 장비 투입…11월께 결과 예상
공급 규모 400억원·60여대 추정
PSK홀딩스 단독 공급망 이원화
TSMC 첨단 패키징 생태계 진입 기대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반도체 장비업체 에스티아이가 대만 ASE에 리플로우 장비를 공급하기 위한 품질인증(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라인에서 확보한 리플로우 장비 레퍼런스를 해외 반도체 후공정 업체로 넓히려는 것이다.
ASE가 기존 장비 공급망 이원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에스티아이가 진입에 성공하면 TSMC를 중심으로 한 대만 첨단 패키징 생태계로 사업을 넓힐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아이는 ASE에 리플로우 데모 장비를 투입해 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테스트 결과는 오는 11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퀄을 거쳐 양산 장비 공급으로 이어질 경우 규모가 약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장비 가격은 사양에 따라 대당 6억~7억원 수준으로, 공급 물량은 60여대로 추정된다.
관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ASE의 내년 리플로우 투자가 큰 만큼 공급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테스트 진행 상황에 따라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리플로우는 열을 이용해 반도체 칩을 접합하는 후공정 장비다. 에스티아이는 SK하이닉스의 HBM 생산라인에 관련 장비를 공급하며 레퍼런스를 쌓아왔다.
ASE가 에스티아이 장비를 테스트하는 배경에는 공급망 이원화가 있다. 현재 ASE에는 국내 업체 가운데 코스닥 상장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 PSK홀딩스가 유일하게 리플로우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SE는 공급사를 복수로 두기 위해 에스티아이 장비를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티아이에는 고객사를 넓힐 기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에스티아이의 매출처 비중은 삼성전자 45%, SK하이닉스 31%로 두 회사를 합치면 전체의 76%에 달한다. ASE 공급이 시작되면 SK하이닉스에서 검증한 리플로우 장비를 앞세워 해외 후공정 업체로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다. 6월 말 기준 전체 수주잔고는 2143억원이다.
리플로우는 아직 에스티아이의 주력 사업은 아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앙약품공급시스템(CCSS) 매출이 1253억원으로 전체의 85.6%를 차지했다. 리플로우가 포함된 Wet System 매출은 99억원으로 6.8%다.
다만 ASE 공급이 현실화하면 리플로우 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1984년 설립된 ASE는 2003년 미국 앰코(Amkor)를 제치고 세계 외주 반도체 조립·테스트(OSAT) 시장 1위에 오른 뒤 20년 넘게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ASE는 TSMC의 첨단 패키징 생태계에서도 주요 파트너다. TSMC의 첨단 패키징 협력체인 ‘3DFabric 얼라이언스’에 ASE와 앰코 등이 공식 OSAT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ASE도 첨단 패키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칩과 HBM을 하나로 묶는 CoWoS 등 첨단 패키징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련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이다. ASE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105억달러로 높이고 첨단 패키징 사업 매출을 2027년까지 올해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에스티아이가 ASE에서 공급 실적을 확보하면 SK하이닉스에서 쌓은 리플로우 장비 레퍼런스를 글로벌 후공정 업체로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ASE가 TSMC 첨단 패키징 생태계의 주요 파트너인 만큼 향후 대만을 비롯한 글로벌 첨단 패키징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ajun82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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