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2021년부터 2년 가까이 남극 얼음이 6950억 톤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년 넘게 줄어들던 흐름이 처음 뒤집힌 것이다.
남극 얼음 증가는 온난화가 누그러진 신호로 읽힐 만한 변화지만 원인을 추적한 결과는 정반대였다. 온난화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적도 부근 바다가 여러 해 동안 따뜻했던 탓에 남극에 눈이 많이 온 것이었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제656권에 중국과학원 해양연구소 왕윈허,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UCSB) 딩칭화 연구팀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바다가 따뜻해져서 남극에 눈이 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남극 얼음은 2003년부터 2024년까지 해마다 평균 1405억 톤씩 줄어왔다. 서남극에서 따뜻한 바닷물이 빙하 밑을 파고들어 얼음을 흘려보내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2021년 중반부터는 줄어들던 남극 얼음이 오히려 늘어나 증가한 6950억 톤 가운데 전체 증가분의 68%인 4703억 톤이 동남극의 퀸메리랜드와 윌크스랜드 일대에 쌓였다.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이 기간에 떨어진 눈의 양은 평소보다 3512억 톤 늘었고, 근처 빙하를 뚫어 확인한 얼음 기록에서도 비슷한 시기마다 눈이 많이 온다는 사실이 나왔다.
단순히 눈이 평소보다 많이 내려 남극 얼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주변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따뜻한 해역으로 꼽힌다. 이 해역의 수온이 조금만 올라도 거대한 상승기류가 만들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이곳 해역이 평소보다 0.5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0.5도는 작아 보이지만 바다에서는 대기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크기다.
0.5도 차이로 만들어진 상승기류가 대기 상층에 파동을 만들고 남쪽으로 전달되면서 동남극 상공에 평소보다 기압이 높은 구역이 생겼다.
높아진 기압은 바람이 지나는 길을 바꿔 인도양의 습한 공기가 남극 쪽으로 밀려 올라갔다. 연구팀은 눈이 많이 온 기간 동안 대기 구조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구 표면을 54개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에서 증발한 물이 어디로 가는지도 확인해 봤다. 평상시에도 인도양 남부의 세 구역이 동남극 지역의 강수량 49%를 차지했고, 눈이 늘어난 기간에는 증가분의 45%가 인도양에서 나왔다.
연구팀은 인도양에서 증발하는 물의 양 자체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고기압으로 형성된 바람길 탓에 남극으로 이동한 강수량이 많아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10년에 한 번씩 발생하는 일시적 현상
연구팀은 바다가 36개월 동안 누적해서 4도 이상 따뜻해진 경우를 하나의 사건으로 정의하고 과거 기록과 비교해 봤다.
1800년 치 자료를 바탕으로 기후 모의실험을 해 본 결과 100년마다 10.6회 발생했다. 최근 자료인 20세기 관측 기반 실험에서도 비슷한 빈도로 나왔다. 10년에 한 번쯤 찾아오는 반복 패턴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번에 남극 얼음이 증가한 이유가 적도 부근 바다가 따뜻해져 강수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인근 바다가 왜 여러 해에 걸쳐 따뜻해지는지는 밝히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라니냐와 인도양 수온 분포, 태평양의 장기 변동과 중간 정도 관련이 있을 뿐 원인으로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참고논문
DOI : 10.1038/s41586-026-10912-x
논문 정보 : Wang, Y., Ding, Q., Li, X. et al. Multiyear tropical warm pool warming drives slowdown in Antarctic mass loss. Nature 656, 897–904 (2026).
dbsdn11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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