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미래경제연구센터(센터장 이지홍 교수, 이하 미래경제연구센터)는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기업지배구조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주제로 제1차 월례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미래경제연구센터는 금융·산업·공정거래 분야의 학술적 논의와 정책 현안을 함께 다루기 위해 이번 월례포럼을 마련했다. 첫 포럼에서는 콜린 메이어(Colin Mayer) 영국 옥스퍼드대 사이드(Saïd) 경영대학원 명예교수가 온라인으로 발표했다.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관련 분야의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 1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발제를 맡은 메이어 교수는 ‘21세기 기업의 목적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The Purpose of Business in the 21st Century and Its Implications for Korea)’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기업을 단순히 주주 이익을 높이는 조직으로 바라보는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기업 활동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의 목적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면서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수익성 있는 해결책(profitable solutions)’을 제공하는 데 있어야 한다”며 “이는 부수적인 사회공헌이나 ESG 활동이 아니라 기업의 핵심 전략과 가치 창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메이어 교수는 이러한 목적을 실제 경영에 구현하기 위한 ‘SCORE 프레임워크’로 △목적의 명료화(Simplify) △사업·조직과의 연계(Connect) △목적을 뒷받침하는 소유구조(Own) △목적과 연계된 보상체계(Reward) △경영진의 솔선과 실천(Exemplify) 등 다섯 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특히 기업의 장기적인 목적을 실현하려면 이를 지지하는 소유주와 소유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최근 이사의 주주에 대한 책임 강화와 소수주주 보호 등 일련의 제도 변화를 언급했다. 다만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단순히 약화하는 데 그칠 경우 사모펀드(Private Equity)나 헤지펀드 등 투자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기업의 목표가 단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지나치게 치우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국 기업의 소유·지배구조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현실적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국내 대기업의 가족 중심 소유구조가 장기적인 기업 목적을 실현하는 데 갖는 가능성과 한계, 지배주주와 소수주주 간 이해관계 조정, 기업에 대한 신뢰와 법·규제의 관계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기업이 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측정해 경영에 반영할 것인지,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메이어 교수는 “한국 기업들은 앞으로 소수주주뿐 아니라 고객, 임직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는 향후 한국 기업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는 자연스러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홍 미래경제연구센터장은 “메이어 교수의 연구는 기업이 누구를 위해,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돼야 하는지에 대해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며 “특히 최근 홈플러스 인수·경영 과정 등에서 논란이 된 사모펀드의 기업 소유와 경영 책임 문제를 바라보는 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39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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