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올 뉴 아반떼 하브, 가격 차이 줄어

차체 커지며 쏘나타와 전폭 불과 5㎜ 차

판매량 급증, 지난해엔 2배 이상 추월

  [현대차 제공]
[현대차 제공]

한때 그랜저와 함께 중형 세단 부문에서 ‘국민차’로 불렸던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풀체인지 모델로 재탄생한 아랫급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몸집과 상품성, 가격 모두 끌어올린 데다 윗급 그랜저도 최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면서 일각에서 내수 시장에서 포지션이 애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8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 뉴 아반떼(사진)의 상위 트림 가격은 현재 판매 중인 쏘나타 디 엣지 가격을 넘어섰다.

실제 아반떼 가솔린 모델 가격은 2398만~3152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3042만~3699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시작가격이 가솔린은 336만원, 하이브리드는 387만원 올랐다. 특히 하이브리드 상위 트림에 옵션을 더하면 차량 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선다.

반면, 현행 쏘나타 1.6 가솔린 모델은 2933만~3666만원, 하이브리드는 3418만~4137만원 수준이다. 신형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쏘나타의 가격대가 상당 부분 겹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3000만원대 중후반의 예산을 두고 최신 사양을 갖춘 아반떼와 중형 세단인 쏘나타 사이에서 고민하게 됐다.

차체 크기의 간극도 과거보다 줄었다. 신형 아반떼는 완전변경 과정에서 전장을 55㎜ 늘리고 전고도 5㎜ 높였다. 특히 전폭은 1855㎜로, 쏘나타의 1860㎜와 불과 5㎜ 차이다.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와 중형 세단인 쏘나타의 경계가 이전보다 한층 옅어진 것이다.

일부 상품성은 신형 아반떼가 앞서고 있다. 신형 아반떼에는 플레오스 커넥트 12.9인치가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앱 마켓 등 최신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대거 들어갔다. 상위 트림에서는 14.6인치 플레오스 커넥트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 반응에서도 ‘저가형 아반떼’보다는 고급 사양을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사전계약 첫날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비중이 52%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최신 편의·안전 사양과 디자인을 위해 상위 트림을 선택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두 모델의 입지 변화는 판매량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아반떼는 7만9335대, 쏘나타가 3만5970대 팔리며 2배 이상의 판매량 격차를 보였다. 해외시장에서도 아반떼는 베스트셀링 세단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아반떼의 해외 판매량은 18만9454대, 쏘나타는 8만7162대다.

이번 가격 인상 역시 아반떼의 글로벌 인기를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인베스터데이에서 “아반떼는 굉장히 수요가 높은 제품 가운데 하나로, 모든 지역이 최대한 많은 물량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가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신형 아반떼 출시를 단순한 준중형차의 가격 인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반떼가 더 이상 ‘싼 첫차’에 머무르지 않고 차급 이상의 상품성을 추구하면서 현대차 내부 세단 라인업 간 포지션과 수요층 분담이 재편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올해 신차를 선보인 아반떼, 그랜저에 이어 쏘나타 역시 상품성을 대폭 강화하지 않는다면, 시장 내 입지가 과거에 비해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