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전부 아닌 기업이익 연동 방식만 제한
“투자 위축·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기존 합의는 유효”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는 “근로자 건강 보호해야”
자발적 이직 청년 실업급여, 부작용 우려로 예산안 제외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월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파업에 대해 최근 발표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지침을 적용하면 불법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 노사가 이미 단체협약 등을 통해 성과급 지급 방식을 정한 만큼 새 지침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기업이 활동을 통해 영업이익을 냈을 때 세금도 내기 전에 선이자를 지급하듯 성과급부터 떼어놓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성과급 요구가 쟁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은 기업의 경영상 판단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고 봤다.
김 장관은 “세금도 내기 전에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방식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오해를 살 수 있고 투자 위축이나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제한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파업에 소급 적용할 수는 없지만 새 지침에 따르면 불법 파업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영업이익에서 N%를 먼저 떼고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3일 발표한 노란봉투법 시행지침에서 기업이익과 연동한 경영성과급 요구는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가와 주주 등 제3자의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기업의 경영상 판단과 집행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노사가 이미 단체협약 등을 통해 성과급 지급 방식에 합의했다면 해당 합의는 유효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사에 새 지침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
김 장관은 “법이라는 것이 일도양단으로 정리되기 어렵고 선례가 축적돼야 한다”며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제도가 아니라 신뢰”라고 강조했다.
당정이 추진하는 메가특구 특별법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도입하는 방안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받는 전문직을 노동시간 규제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김 장관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노동시간을 무한정 면제하는 것은 달리 봐야 할 문제”라며 “양적인 노동시간으로 경쟁하기보다 노사정이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35세 미만 청년이 자발적으로 퇴사하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이 내년도 예산안에서 제외된 데 대해서는 부작용 우려를 고려해 도입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청년들이 직장에 적응하지 못해 형식적으로는 자발적이지만 내용상 비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한 번 더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다”며 “일부 비판이 있어 내년도 예산안에는 일단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철도 기관사 출신인 김 장관은 KTX와 SRT 통합 운행에 대해서는 “민영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멀쩡한 철도가 둘로 나뉜 것은 이른바 민영화를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며 “경쟁 체제라고 하지만 국민의 불편만 가중한 만큼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민영화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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