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별 교육·결연 계획 수립 착수
증권업계, 장병 ‘빚투’ 예방교육 강화
은행권, 금융사기·신용관리 교육 확대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한 곳과 군부대 한 곳을 연계해 장병들에게 맞춤형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1부대 1금융사’ 사업을 추진한다. 군 복무 중 ‘빚투’(빚내서 투자)와 사이버 도박 등에 빠져 사회초년생부터 빚을 안고 전역하는 청년이 늘면서 장병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부대 1금융사’ 연내 가동=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은행과 증권사 등에 연내 ‘1부대 1금융사’ 금융교육을 시작할 수 있도록 회사별 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이 운영해 온 ‘1사 1교’ 금융교육을 군부대로 확장해 금융회사와 정례적인 교육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각 금융회사는 참여 가능 여부와 교육 방식, 대상 부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 금융권 사회공헌담당자는 “이미 특정 군부대를 대상으로 금융교육이나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금융회사도 있어 기존 사업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부대와 연계하는 방식이 함께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콘텐츠는 업권별 전문성을 살려 구성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빚투’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알리고, 자산 배분과 투자 연계 재무관리 방법 등을 교육한다. 은행권은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금융사기 예방과 신용·대출 관리, 저축과 목돈 운용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국방부 직할부대 재정담당자를 대상으로 금융협회 통합 워크숍도 개최한다. 오는 10월 20일 인천 청라에 소재한 하나금융그룹 연수시설인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각 부대 재정담당관 약 150명을 대상으로 1박 2일 일정의 워크숍이 열릴 예정이다. 담당관들이 교육 내용을 익힌 뒤 일선 부대로 돌아가 장병들에게 전달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월급 오르자 투자도 과감=당국이 ‘1부대 1금융사’까지 꺼내 든 배경에는 신용 이력이 부족한 20대 장병이 주식·코인 등에 투자하기 위해 손쉽게 돈을 빌렸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안고 전역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병사 월급이 크게 오르면서 투자 여력이 커진 데다 군부대 내 스마트폰 사용 허용과 비대면 대출 확산이 맞물리면서 투자 방식도 과감해졌다. 온라인에선 군 장병을 겨냥한 ‘충성론’, ‘병장론’ 등의 이름으로 법정 최고금리 수준인 연 20%에 달하는 대출상품 광고도 활개를 친다.
하지만 군부대 금융교육은 장병들의 달라진 투자·자산관리 행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대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보니 부대 국고금 계좌나 나라사랑카드를 담당하는 은행이나 군인공제회에서 실시한 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마저도 자사 금융상품 소개로 이어지거나 교육 내용이 제때 갱신되지 않아 ‘72의 법칙’(원금이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 등 원론적인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군 관계자는 “이제는 장병뿐 아니라 사이버 도박에 빠진 소위·하사 등 초급간부들의 ‘빚투’ 문제로도 확산되고 있다”며 “단순히 저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수준을 넘어 대출금리와 신용점수, 채무조정 등 실제 금융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군 장병 대상 대부업체 대출의 절반 이상은 현역병이 받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대형 금전대부업체 30곳이 군인에게 빌려준 돈은 444억원에 달했다. 계급별로 살펴보면 현역병이 242억원(54.5%)으로 가장 많았고, 장교·부사관 등 직업군인이 158억원(35.7%)이었다.
빚을 감당하지 못해 채무조정을 받는 군 장병도 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군 장병의 채무조정 금액은 2021년 56억원에서 지난해 102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에 당국도 지난달 31일 ‘군 장병 금융교육 강화 방안’을 심의·의결하면서 현장형 금융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불법사금융 피해에 노출된 경우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하여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과다채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 서민금융진흥원(☎1397) 또는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연이율 60% 초과 대부계약은 원금과 이자 모두 무효입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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