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4800억원 투자 45만톤 증설
車도금강판 생산 360만톤까지 확대
“자동차 커지는 만큼 강판도 넓게”
저탄소·고급 車강판 생산량 확대
포스코가 480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외판용 도금강판 생산능력을 9년 만에 늘린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한 레저용차량(RV)의 대형화로 넓은 강판 수요가 늘고 완성차업체의 저탄소 소재 요구가 커지는 데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포스코는 8일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45만톤 규모의 ‘8CGL(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라인)’ 착공식을 열었다. 이희근 포스코 사장과 고재윤 광양제철소장, 박성현 광양시장, 김광무 전략투자본부장, 이유경 구매본부장, 엄경근 기술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포스코는 약 4800억원을 투입해 광양제철소에 8번째 자동차 외판용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라인을 짓고 2028년 준공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이 같은 생산라인을 새로 늘리는 것은 2017년 이후 9년 만이다. 새 라인이 가동되면 냉연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능력은 현재 연 315만톤에서 360만톤으로 늘어난다.
광양제철소는 1988년 1CGL을 시작으로 1991년 2CGL, 1995년 3CGL, 2000년 4CGL, 2006년 5CGL, 2012년 6CGL, 2017년 7CGL을 차례로 구축했다. 현재 1~7CGL의 연간 생산능력은 총 315만톤이며, 이번에 45만톤 규모의 8CGL이 추가되는 것이다.
건자재 등에 쓰이는 열연 용융아연도금강판까지 합치면 포스코의 전체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능력은 연 495만톤으로 확대된다. 광양제철소에서 연 60만톤, 포항제철소에서 연 75만톤 규모의 HCGL(열연 용융아연도금라인)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CGL이 냉연강판을 주로 자동차 외판용으로 가공하는 설비라면, HCGL은 열연강판에 아연을 입혀 건자재 등으로 공급하는 설비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철강재 표면에 아연을 입혀 녹이 스는 것을 막은 제품이다. 표면 품질과 내식성, 가공성이 좋아 자동차 차체 외판에 주로 사용된다. 차량이 고급화되면서 외관 품질과 내구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관련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새 공장은 특히 자동차 외판재 생산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SUV와 RV를 중심으로 차체 크기가 커지는 흐름에 맞춰 중대형 차량에 들어가는 광폭 강판 생산을 확대한다. 차체 패널이 넓어질수록 폭이 넓으면서도 균일한 표면 품질을 갖춘 강판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저탄소 자동차강판 생산에도 대응한다. 8CGL은 포스코가 구축하는 신설 전기로와 연계해 전기로에서 생산한 소재를 자동차용 고급 강판으로 가공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기로 소재에 맞춘 초고온 열처리 설비를 도입한다. 고로보다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전기로 소재의 사용 범위를 자동차 외판재까지 넓혀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저탄소 철강재 요구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도 생산라인에 적용한다. 포스코가 30여년간 축적한 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재 상태와 공정 조건, 완성 제품의 품질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설비 운전 조건을 조정한다. 이를 통해 강판의 품질 편차와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 효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작업자가 직접 해야 했던 위험 작업도 자동화한다. 고온의 액체 아연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품질 확인을 위해 시료를 채취하는 작업 등에 AI와 로봇을 투입한다.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을 높이는 제조업 AI 전환(AX)도 함께 추진하는 셈이다.
이번 투자는 포스코가 광양제철소를 미래 모빌리티용 철강재 생산 거점으로 키우는 전략의 하나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7월 ‘트리플코어’ 전략을 발표하고 철강 부문에서 고부가 제품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 과정에서 기가스틸과 전기차 구동모터에 쓰이는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등 모빌리티 소재를 ‘8대 핵심전략제품’으로 선정했다. 광양제철소를 미래차용 철강재를 집중 생산하는 거점으로 육성하고, 이번 8CGL 투자까지 더해 자동차 외판부터 전기차 모터용 강판까지 제품군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8CGL 준공 이후 자동차강판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고급 외판재와 저탄소 제품 비중도 높여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이번 투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철강 생태계 속에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차세대 고품질 자동차 강판 생산이 가능하고 원가 및 기술 경쟁력이 한단계 향상된 포스코형 자동차강판 특화 설비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경쟁 속에서 포스코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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