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슬라이드 점검한 것”…CBS “승무원 실수”

비상탈출 슬라이드가 펼쳐진 에어포스원 [AP]
비상탈출 슬라이드가 펼쳐진 에어포스원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카타르가 선물한 미국의 새 대통령 전용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탑승 직전 비상탈출 장치가 작동하면서 잠시 소동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로 이동하기 위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향했다.

기지 활주로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행원들을 태울 에어포스원(공군 1호기)이 대기하고 있었다. 카타르 왕실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당시 선물한 보잉 747-8을 개조한 새 대통령 전용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 장거리 이동 때 통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이동한 뒤 에어포스원으로 갈아탄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마린원에서 내리기 직전 대기 중이던 에어포스원에서 팽창식 비상탈출 슬라이드가 갑자기 펼쳐졌다. 항공기가 비상착륙했을 때 승객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사용하는 장치가 예기치 않게 작동한 것이다.

현장에서 이를 수습하느라 트럼프 대통령의 탑승은 잠시 지연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존에 사용하던 에어포스원도 예비기로 투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슬라이드 점검”이라면서 “모든 게 완벽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과 달리 에어포스원의 공군 승무원이 실수로 비상탈출 장치를 작동한 게 원인으로 파악됐다고 CBS 방송은 전했다.

카타르가 선물한 새 에어포스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에 들어 했지만, 현장 투입을 위해 긴급하게 개조하는 바람에 첨단 미사일 방어 능력 등 보안 성능이 미흡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외 방문에 새 에어포스원이 처음 활용된 것은 지난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때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앙카라에서 귀국길에 오르면서 이란의 테러 위협 첩보가 있다는 이유로 새 에어포스원을 바로 이용하지는 않았다.

대신 옛 에어포스원인 보잉 747-200에 올랐고, 그 직후 몰래 빠져나와 공군 수송기를 타고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까지 이동했다. 그곳에서 새 에어포스원으로 갈아탄 뒤 미국으로 돌아왔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