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北, 협상 테이블 복귀 요구조건 높을 수도…과거 수모도 과제”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첫 북미 정상회담장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연합]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첫 북미 정상회담장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설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중국이 북미 외교를 되살리기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다시 시동을 거는 가운데 중국 역시 한반도 협상의 핵심 축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는 모든 신뢰할 만한 노력을 지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제 북미 정상 간 대화가 성사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외교·군사적 지렛대를 키웠고 중국과의 결속도 다져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는 대가로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요구를 미국에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이 같은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는 예상에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실망감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자리한다.

2019년 하노이 회담 무산으로 인한 김 위원장의 수모가 대화 재개에 앞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북미 회담 개최에 동의하기 전에 제재 완화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미국의 인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미국 측이 북미회담에서 기대하는 구체적인 성과를 미리 설정해뒀는지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북한을 중요한 대미 지렛대로 보고 있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회동을 중재하는 데 관심이 많지만, 이는 자국의 이익이 보호된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정될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외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올해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북미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시 언급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참석만큼은 사실상 확실해졌으며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 대비한 준비로 해석될 수 있는 사전 움직임도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순 한 특사가 중국 선전과 항저우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준비 작업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관련 잇단 언급은 국제사회의 시선을 이란전쟁으로부터 돌리려고 한 미 행정부의 시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대화 제의에 아직 공개적으로 호응하지 않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