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s Choice]는 우리의 언어로 기록하고, 우리의 시선으로 해석하는 ‘진짜’ 20대 이야기를 다룹니다.
[헤럴드랩] 책을 만드는 곳으로 익숙한 출판사인 민음사가 이번에는 신작이 아닌 빵을 들고나왔습니다.
책도 아니고 빵이라는 다소 의아한 소식도 잠시, 출판사와 식품의 만남이라는 낯선 조합에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그 인기가 심상치 않은데요. 편의점에 제품이 입고되자마자 동나는 것은 물론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이른바 편의점 오픈런에 나서는 소비자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구하기 힘들어진 민음사 빵으로 인해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해당 제품을 구하기 위해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대체 왜 이 빵에 열광하는 걸까요.
빵에 담긴 문학
민음사 빵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출판사 이름만 붙인 식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빵과 함께 증정되는 굿즈인 책갈피에 민음사의 문학 콘텐츠를 담아냈는데요. 책갈피는 민음사의 대표적인 세계문학전집 등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제작해 빵을 구매하는 동시에 문학 굿즈를 소장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평소 책을 구매하지 않던 소비자도 빵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민음사와 문학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출판 굿즈와도 차별화됩니다.
특히 책갈피 디자인이 20종 이상의 랜덤 증정으로 구성되면서 소비자들의 수집 욕구까지 자극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책갈피를 얻기 위해 여러 편의점을 찾아다니거나 이미 구매한 책갈피를 다른 디자인과 교환하는 소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빵 하나를 구매하는 행위가 책갈피를 모으고 해당 책갈피 디자인의 책을 찾아보는 경험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놀이 문화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출판업계가 ‘책 밖’으로 나가는 이유
사실 출판사가 굿즈를 선보이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닙니다.
이미 책 표지나 문학 작품 속 문구를 활용한 문구류는 물론 다양한 상품과 전시를 통해 독자와 만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출판사의 역할 역시 점차 넓어지고 있는데요.
민음사 빵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출판사의 주요 소비자는 책을 구매하는 독자였다면 최근에는 책을 읽지 않더라도 브랜드와 콘텐츠를 경험하는 소비자까지 잠재적인 독자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편의점이라는 접근성이 좋은 공간을 활용하면서 기존 독자뿐 아니라 평소 서점이나 출판사와 거리가 있던 소비자에게까지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또 민음사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출판업계 전반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사고 먹고 공유하는 경험 전체를 콘텐츠로 만드는 것인데요.
특히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상품의 실용성만큼이나 이야깃거리와 소장 가치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민음사 빵 역시 출판사가 빵을 만들었다는 의외성과 더불어 여기에 문학 굿즈까지 결합하면서 소비자가 직접 인증하고 공유할 만한 콘텐츠가 됐습니다.
품절 대란 ‘민음사 빵’, 과연 일회성으로 끝날까
다만 민음사의 행보가 실제 책 판매와 독서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화제성만 놓고 보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할 수 있지만, 빵을 구매한 소비자가 실제로 민음사의 책을 찾아 읽게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품절과 오픈런, 중고거래 웃돈 현상 등이 제품 자체의 맛이나 문학적 가치보다 희소성과 수집 심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유행이 빠르게 식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민음사 빵의 성패는 얼마나 많이 팔렸느냐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소비자가 민음사와 문학에 얼마나 가까워졌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책을 팔던 출판사가 빵을 만들고 소비자는 빵을 통해 문학을 만나는 시대.
민음사 빵이 단순히 재미있는 이색 상품으로 남을지, 출판업계의 새로운 독자 확보 전략으로 자리 잡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By 박혜민 콘텐츠 오퍼레이터
Editing 민상식 기자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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