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尹정부 같은 반국가세력’ 빗대 비판
정부 투자 속도내는데 “트럼프 요구 거부” 주장도
野구자근 “알고도 지명했다면 李정부 진의 논란”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미국 측의 ‘3500억달러(약 470조원) 대미투자’ 요구를 두고 “투자가 아니라 강탈”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사실이 11일 확인됐다. 이재명 정부가 대미투자를 한미 경제협력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에서는 이처럼 강경한 대미 인식을 드러낸 인사를 국무위원 후보자로 지명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 대표였던 지난해 9월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미국은 3500억달러를 단기에 현금으로, 게다가 미국이 주요 투자처와 투자수익의 배분 비율까지 결정하는 대미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며 “시장경제의 상식에 비춰보면 이것은 투자가 아니라 강탈”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정책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가능과 불가능의 문제”라며 “국회가 앞장서 동맹으로서의 규범을 스스로 팽개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과감히 거부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 외환보유고의 84%가 단기에 유출되면 당장 환율이 폭등할 것이고, 개방된 외환시장에서 연쇄적인 달러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는 자동차 대미 수출관세율 25%를 15%로 내리지 못하는 불이익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위험”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내란정부’와 ‘반국가세력’이라는 표현까지 꺼냈다. 용 후보자는 “윤석열 내란정부 같은 반국가세력이 아닌 한 어떤 주권국가도 나라 경제를 통째로 무너뜨릴 이런 결정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의 발언은 한미가 지난해 7월 관세협상을 통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에 합의한 뒤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 등을 둘러싼 후속 협상을 진행하던 시점에 나왔다. 양국은 같은 해 10월 정상회담에서 2000억달러의 현금투자를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집행하고, 나머지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투입하는 내용의 세부 합의를 도출했다.
현재 정부는 미국 측의 투자 집행 압박에 대미투자 후속 협의 속도를 내고 있다.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미국 텍사스 가스발전 사업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르면 이달 말 약 3조원 규모의 첫 투자금이 미국에 송금될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발언을 한 사람을 국무위원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그 입장과 견해를 인정한다는 것 아닌가”라며 “‘김현지 인사라인’ 논란처럼 인사검증 과정에서 이를 몰랐다면 무능 그 자체이고, 알고도 지명한 것이라면 이재명 정부의 진의가 무엇인지 논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thank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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