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줄세우기 돌풍
지난 10년 궤적의 성취
“힘 빼고 건네는 위로의 힘”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또 다시 임영웅의 ‘차트 줄세우기’가 시작됐다. 컴백과 동시에 단숨에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를 점령하더니, 앨범 수록곡들까지 줄줄이 차트에 입성했다.
11일 소속사 물고기 뮤직과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지난 8일 발매된 임영웅의 데뷔 10주년 스페셜 앨범 ‘아임 히어로 10(IM HERO 10)’의 타이틀 곡 ‘또또’가 발매 1시간 만에 ‘핫100’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앨범 수록곡 전곡도 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뿐만 아니라 지니, 벅스, 바이브 등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 실시간 차트를 싹쓸이하는 ‘차트 올킬’까지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임영웅은 현재도 멜론 ‘핫 100’ 5위에 ‘또또’를 올렸고, 톱20 안에 전곡을 올려놓고 있다.
임영웅은 매 앨범에서 신곡을 공개할 때마다 강력한 음원 파워를 발휘하지만, 이번엔 데뷔 10주년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계절마다 쏟아지는 ‘음원 강자’ 틈에서도 그는 팬덤의 화력을 넘어 지난 10년간 묵묵히 쌓아올린 음악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임영웅의 시작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2016년 8월 8일 ‘미워요 / 소나기’로 첫발을 뗀 그는 2017년 ‘뭣이 중헌디’, 2018년 ‘계단말고 엘리베이터’를 부르며 긴 무명 시절을 견뎠다. 당시만 해도 그는 목소리를 깊게 떨고 애절하게 꺾는 정통 트로트 문법에 충실한 신인이었다.
전환점은 2020년이었다. TV조선 ‘미스터 트롯’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한 그는 오디션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장르의 벽을 깨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나만 믿어요’와 같은 세련된 팝 발라드를 품었고, ‘히어로(HERO)’에선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브리티시 록 보컬을 뽐냈다. 이어 2021년 설운도와 협업한 서정 포크 트로트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와 드라마 주제곡 ‘사랑은 늘 도망가’에 이르러선 트로트 창법을 완전히 덜어냈다. 누구나 편안히 들을 수 있는 감성 어덜트 컨템포러리 보컬리스트로 완벽히 탈바꿈한 것이다. 특히 ‘사랑은 늘 도망가’는 멜론 단일 곡 10억 스트리밍을 넘어서며 3년 연속 노래방과 갤럽 차트 1위를 휩쓴 ‘국민 애창곡’이 됐다.
2022년 5월 발매된 첫 정규 앨범 ‘아임 히어로(IM HERO)’는 그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이적이 작곡한 감성 발라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힙합과 레게를 섞은 ‘아 비앙토(A bientot)’, 청량한 포크 록(Folk Rock) ‘무지개’ 등을 담아내며 음악적 스펙트럼이 만개했다. 이 음반은 예약 주문만 100만 장을 넘겼고, 발매 3일 만에 100만 장을 돌파하며 첫 주 판매량 110만 2012장에 달했다. 통산 실물 음반 판매량은 250만 장을 훌쩍 넘겼다.
임영웅은 음악 안에서 ‘진화’를 거듭했다. 그는 첫 자작곡 ‘런던 보이(London Boy)’(2022년)를 시작으로, 기타 선율과 다정한 휘파람 소리만으로 깊은 쉼을 전한 ‘모래 알갱이’(2023년), 파격적인 군무 퍼포먼스를 결합한 EDM 트랙 ‘두 오어 다이(Do or Die)’(2023년), 단편영화와 손잡고 따스한 위로를 건넨 ‘온기’(2024년)까지 쉼 없이 영역을 넓혔다. 이번 신곡 ‘또또’ 역시 그가 직접 만든 노래로, 반려견 시월이와의 소소한 일상을 편안한 어쿠스틱 멜로디에 담아내 대중의 마음에 한 걸음 더 친근하게 다가섰다.
임영웅 노래가 지닌 가장 큰 힘은 ‘편안함’이다. 그는 높은 음을 부를 때도 억지스럽게 고음 열전을 벌이거나, 목을 쥐어짜며 소리를 내지르지 않는다.가요계 관계자는 “임영웅의 창법은 숨결 위에 가사를 얹어 말을 건네듯 노래한다”며 “음이 올라갈 때도 목소리가 갈라지지 않고 마치 한 호흡처럼 매끄럽게 이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슬픔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울부짖지 않고 70~80%만 담담히 남겨둔 채 한 박자 쉬어간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자작곡을 쓰기 시작하며 노랫말의 지향점이 보통의 통속적 애정 노래를 벗어나 존재론적 연대와 삶에 대한 관조로 나아가며 문학적 깊이를 더하고 있다”며 “이 위에 임영웅이 선보이는 보컬의 편안한 여백이 리스너들에게 추억과 그리움을 채워넣게 만든다. 그것이 임영웅의 큰 힘”이라고 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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