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A 3년간 200명 유출 전문성 약화
침해조사 중추조직서 매년 10% 이탈
역량 저하 우려…조사 공정성 논란도
“국가 대응역량 강화 위한 대책 필요”
국가 사이버 침해 조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인력 유출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퇴사한 직원만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해킹 사태가 빈발하면서 사이버 보안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높아진 몸값을 따라 기업으로 향하는 인력이 늘면서 해킹 조사 ‘전문성’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매년 현원 ‘10%’ 이상 이탈…전문 인력의 ‘기업行’=1일 헤럴드경제가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KISA 인력 운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89명, 지난해 56명, 올해 9월까지 55명 등 총 200명이 KISA를 떠났다.
KISA는 기업 대규모 사이버 침해 사고 시 과기정통부와 함께 민관합동조사단으로 중추 역할을 한다. 정보통신망법 시행령에 따라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시 과기정통부, KISA 등 20명 내외의 민관합동조사단이 꾸려진다.
이탈 인력 소속은 ▷포렌식분석팀 ▷유출조사팀 ▷정보보안팀 ▷취약점분석팀 ▷탐지조사팀 ▷물리보안팀 ▷개인정보정책팀 등 사이버 침해 조사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인원이 대부분이었다. KISA 현원이 500명 내외(일반직 기준)임을 고려할 때, 매년 총 인력의 ‘10%’가 넘는 인원이 기업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최근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해킹 사건이 빈발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시화할 전망이다. 특히 높아진 몸값에도 불구하고 기업 간 보안 인력 유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통신 3사는 정보보호 전담 인력 일제히 확충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은 지난해 정보보호 전담 인력을 526명(전년 대비 61%)으로 늘렸다. KT 317명(9.3%), LG유플러스 351명(19%) 등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올해에도 보안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비단 통신 업계뿐만이 아니다. 사이버 침해 사고 위협이 커지면서 IT를 비롯해 금융, 유통, 미디어, 의료 등 산업 전 분야에서 보안 인력에 대한 수요 및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규모 이탈에 따른 전문성 약화, 기업 해킹 조사 우려=문제는 잦은 대규모 인력 이탈의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 시 ‘전문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퇴사 인력이 기업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까지 점증하고 있다.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 과정에 전문성을 가진 전 KISA 인력이 사고 축소 등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이버 침해 사고 조사 과정에서 기업의 조사 방해 행위가 발생하면서 경각심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보안 사고가 잇달아 터진 통신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사 방해 행위를 이유로 정부로부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김장겸 의원은 “사이버 침해 사고가 갈수록 지능화·대형화되는 상황에서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정부가 AI와 사이버 보안 강화를 외치면서 최전선의 핵심 인력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KISA 인력이 기업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 축소에 힘을 보태는 등 사이버 조사 역량 약화까지 발생한다면 그 어떤 대책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며 “반복되는 핵심 인력 유출이 국가 사이버 대응 역량의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재우 기자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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