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장중 4.96%…2023년 10월 이후 최고

브렌트유 107달러 돌파…인플레 재확산 우려 고조

‘기술주-전체증시’ 변동성 격차 축소…‘AI독주’ 약화 신호

“국제유가·연준금리 향방·지정학적 우려가 시장 지배”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자리하고 있다.[AFP]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자리하고 있다.[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증시를 이끌어온 인공지능(AI)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 대형 기술주와 시장 전체의 변동성 격차가 빠르게 축소되고 미 국채 금리 상승과 고물가 여파가 증시 향방을 좌우하는 핵심변수로 부상했다.

10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올해 옵션시장에서 주목 받아온 대형 기술주와 전체 증시 간 변동성 격차가 최근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이 격차는 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구성종목 변동성지수(VIXEQ)와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차이를 통해 확인됐다.

미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미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올여름만 해도 AI 열풍을 주도한 대형 기술주들의 시가총액이 하루 수천억달러씩 움직이는 동안 나머지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개별 기술주의 변동성이 시장 전체보다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VIX가 VIXEQ 대비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특정 기술주보다 시장 전반의 위험을 더 크게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CNBC는 전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국제유가 고공행진과 미 국채금리 급등세 속에 나흘째 하락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16.56포인트(0.60%) 내린 5만2064.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4.66포인트(0.58%) 내린 7591.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71.62포인트(0.65%) 하락한 2만6081.7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매도세는 고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가 2.26%,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4.90% 하락했다. 인텔도 6% 가까이 빠졌다.

미 30년물 국채금리 추이
미 30년물 국채금리 추이

특히 미 국채 매도세가 가팔라지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근접해 약 3년 만의 최고 수준을 향하고 있는 점이 시장의 무게중심을 바꾸고 있다. AI 관련 기업의 개별 호재보다 금리와 물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등 거시경제 변수가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96%를 넘어서면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국제유가는 이날도 4% 넘게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5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물도 전장보다 6.42달러(6.34%) 급등한 배럴당 107.63달러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두 유종 모두 지난 5월 19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스콧 네이션스 네이션스인덱시스 대표는 “올여름에는 개별 종목의 내재변동성이 S&P500의 내재변동성보다 빠르게 상승했다”며 “트레이더들이 거시경제 이슈를 크게 할인하고 특히 AI 관련 종목의 개별 스토리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은 그 흐름이 반전되고 있다”며 “유가 상승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재확산, 9월 16일 연준 회의에서의 대응, 정치·지정학적 우려가 시장의 판단을 지배하고 있다”고 짚었다.

채권시장이나 유가, 연준의 금리결정 방향과 이외로 주요 반도체주의 실적 발표 시즌이 끝나가는 것도 AI 관련 거래의 변동성을 낮추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적 발표는 통상 주가 방향이 크게 갈릴 수 있는 이벤트로, 변동성을 높이는 주요 촉매로 평가받는다.

마이크론의 내재변동성은 지난 6월 말 실적 발표를 앞두고 112까지 올랐지만, 최근에는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58까지 떨어졌다. 스페이스X 역시 8월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30% 상승했음에도 변동성은 고점 122에서 56까지 낮아졌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