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윤덕 용산공급 회동 안갯속으로
‘국토부장관 교체’ 변수 생기며 일정 연기
오염정화 비용·기간·절차 해결과제 산적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3차 회동’이 불발되면서 용산공원을 둘러싼 주택 공급 합의가 지연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장관 교체’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국토부와 서울시의 절충안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용산공원을 주택에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지난달 2차례 회동을 가졌지만 이후 논의는 ‘일시멈춤’ 상태다. 국토부는 어린이정원 등 공원 본체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을 검토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서울시는 녹지의 중요성과 역사적 상징성을 이유로 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온 차였다.
입장 차이는 분명했지만 서울시가 용산공원 대신 강남구 탄천 물재생센터 부지(약 39만3000㎡) 및 경리단 국군재정관리단 부지(1만7925㎡), 한국은행 생활관 부지(4377㎡), 외교부 주차장 부지(3979㎡) 등을 대체 부지로 제안하면서 논의는 진전을 보이는 듯했다. 주택 공급의 필요성에는 양측이 공감한 만큼 물량과 위치에 대한 합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이 지난달 30일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새 국면이 펼쳐지게 됐다. 9월 초 열릴 것으로 전망됐던 3차 회동이 불투명해지면서다.
홍 후보자가 지명 다음날 출근길에서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등 주택 현안에 대해 “서울시와 충분한 협의를 사전에 해서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만큼, 추후 회동은 홍 후보자의 취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 오는 16일 홍지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신임 장관의 용산공원 주택공급에 대한 의지와 입장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뤄진 것은 회동만이 아니다. 이달 3일 본회의에 상정예정이었던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 또한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기됐다. 본체부지와 별개로 복합용도로 조성하는 산재부지에 대한 녹지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게 골자인 해당 법안은 일단 보류됐다.
해당 법안에 반대하며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11일 기준 5만5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한 상태다. 용산공원 주택공급에 대한 서울시는 물론 용산구와 시민들의 반대 여론 또한 이어지면서 여권도 일방적인 법안 추진을 강행하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용산공원 부지의 오염에 대한 지적도 국토부로서는 풀어야 할 숙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확보한 ‘주한미군 반환기지 오염정화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2008년 이후 반환기지 총 42곳의 오염정화를 위해 8월 말까지 5762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이달 정화작업이 완료되는 캠프 킴은 정화작업 도중 문화재 발견으로 정화기간과 비용(총 306억원)이 증가한 선례에 해당한다. 용산공원 관련 부지들의 면적·오염 정도·물질이 현재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주택 용지 전환에 예상치 못한 기간과 비용의 폭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정부의 주택공급을 위한 필수 조건인 토양오염 정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주택 등 국책사업 부지에서 발견된 오염토를 외부로 옮겨 정화하는 ‘반출 정화’를 허용하는 것이 골자로 향후 용산공원 등이 공공주택 부지에 포함될 경우 해당 제도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반출 정화’ 확대시 약 6개월 가량 공급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용산구청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옛 용산기지 관련 오염에 대해 용산구청 또한 11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4월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 수질검사에서 기준치를 335배 초과하는 벤젠(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면서 “반출할 오염 토양의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반출정화를 조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도심 속 극심한 교통대란과 소음, 미세먼지 등 시민 피해를 유발하고 심각한 2차 환경오염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장관이 지난 2차 회동 후 언론에 “연내 발표한 7만3000호의 추가 주택공급지에 용산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힌 만큼, 국토부로서는 용산공원 주택공급을 무리하게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또한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침 철회를 전제로 제한적인 그린벨트 활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만큼, 국토부와 서울시의 ‘제3의 대안’이 나올 가능성도 남아 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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