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분 재산세, 총 3.9조…15% 증가
공시가 9억 이하 세액은 오히려 11% 감소
집값·공시가 상승에 고가주택 세부담 ‘껑충’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올해 서울 주택분 재산세 관련 세액이 5000억원 이상 늘어난 가운데 증가분 상당수가 공시가격 12억 초과 주택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에서 걷힌 세액은 1년 만에 40% 넘게 늘어난 반면 그 이하 구간의 세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서울 집값 상승으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세 부담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서울시 세무과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주택분 재산세 관련 세액은 총 3조8961억원으로 지난해 3조3843억원보다 5119억원(15.1%) 증가했다.
해당 금액은 재산세 본세와 도시지역분, 지역자원시설세, 지방교육세를 합한 수치다. 이 가운데 재산세 본세는 지난해 1조8177억원에서 올해 2조1371억원으로 3193억원(17.6%) 늘었다.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고가주택들이 부담한 재산세가 많았다. 이들이 낸 재산세는 지난해 1조5854억원에서 올해 2조2541억원으로 6688억원(42.2%) 증가했다. 공시가격 12억원은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기준으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를 단순 적용하면 시세 약 17억4000만원에 해당한다.
반면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에서 걷힌 세액은 같은 기간 1조7989억원에서 1조6420억원으로 1569억원(8.7%) 감소했다. 전체 세액에서 12억원 초과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에는 46.8%에서, 올해 57.9%로 11.0%포인트 상승했다.
과세건수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서울 전체 주택분 재산세 과세건수는 지난해 387만1272건에서 올해 392만7826건으로 5만6554건(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12억원 초과 과세건수는 46만5663건에서 67만308건으로 20만4645건(43.9%) 급증했다.
전체 과세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억 초과 주택이 12.0%에서 17.1%로 높아졌다. 반대로 12억원 이하 과세건수는 340만5609건에서 325만7518건으로 14만8091건(4.3%)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공시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확정·공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9.13% 상승한 가운데 서울이 18.60% 올라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24.7%에 달했다. 성동·양천·용산·동작·강동·광진·마포·영등포 등 한강 인접 8개 자치구도 평균 23.13% 올랐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12억원 이하 구간에 있던 주택 상당수가 초과 구간으로 이동하면서 고가주택 과세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지난해에는 강남·서초 등 초고가 주택의 가격 상승폭이 컸던 반면 서울 외곽의 중저가 주택은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제한적이었다”며 “누진세율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고가주택의 공시가격 상승이 올해 재산세 세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산세는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주택을 소유한 사람에게 부과한다. 주택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산정한 뒤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올해 일반 주택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이며, 1세대 1주택자는 공시가격에 따라 43~45%를 적용받는다.
1세대 1주택자에게는 별도의 특례세율도 적용된다. 현행 지방세법은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에 대해 일반세율보다 각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0.05%포인트 낮춰 적용한다. 다만 공시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면 이 특례세율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혜택은 이와 별개여서, 공시가격 9억원을 넘는 1세대 1주택자도 45%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받는다.
이번 자료에서 공시가격 9억원 이하 구간의 세액을 합산하면 지난해 1조3641억원에서 올해 1조2173억원으로 1468억원(10.8%) 감소했다. 과세건수도 313만9910건에서 296만2611건으로 17만7299건(5.6%) 줄었다.
다만 올해 들어 서울 집값 상승세가 외곽과 중저가 지역으로 확산된 만큼 내년에는 재산세 증가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 위원은 “내년에도 고가주택의 세부담 비중이 높겠지만 올해처럼 고가주택에 지나치게 집중되기보다는 중저가 주택의 재산세 상승 비중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qu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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