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공실건물에 들어선 ‘남포타운’, 전국 3위 규모
매출 72%가 외국인…주변에 창고형 약국도 등장
“골라보이소~” 아이스크림도 파는 ‘밀락더마켓점’
외국인 늘어난 부산, 78점 중 22점이 글로벌 매장
1238억 비수도권 투자 일환…“매장 혁신은 계속”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부산은 자주 오는데 남포동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번에 올리브영이 크게 생겼다고 해서 들렀어요.”
11일 오전 부산 중구 올리브영 남포타운 1층. 성인의 허리 높이까지 층층이 쌓인 이너뷰티 매대 앞에서 만난 천모(42) 씨가 이같이 말했다. 울산에 거주하는 천 씨는 “일반적인 올리브영 매장이랑 다르게 식품이 많아 신기하다”며 “부산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었다더니 쇼핑하기 좋은 공간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부산을 K-뷰티의 새 전진기지로 낙점했다.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초대형 매장과 지역 특색을 녹인 특화매장을 잇달아 열었다. 올해 발표한 1238억원 규모의 비수도권 투자 프로젝트 일환이다.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24년 293만명, 2025년 364만명에 이어 올해 4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상반기 기준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3.9%로 나타났다. 부산 지역 올리브영을 찾은 외국인 고객 증가세는 같은 기간 74.2%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출 증가율은 무려 82.3%에 달한다.
부산의 올리브영 매장은 8월 기준 78개다. 주요 관광 명소부터 크루즈 입항 지역, 외국인 인기 숙소 등 상권별 특성에 따라 전략이 다르다. 이 중 22개는 글로벌 관광 상권 매장으로 관리한다. 해운대구·중구·동구 등 관광특구뿐 아니라 외국인 유입이 늘어난 부산진구·수영구·기장군 일부까지 포함된다.
6년 공실서 초대형 올영으로…“명동처럼 원스톱 쇼핑”
올리브영 남포타운은 해운대, 서면과 부산의 ‘3대 관광 상권’으로 꼽히는 남포동에 4개층, 약 900평으로 들어섰다. 전국 매장 가운데 올리브영N성수, 센트럴 명동 타운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지난 2016년 비수도권 최초의 플래그십으로 문을 연 광복타운(옛 광복 본점)을 확장 이전했다. 부산항과 영도항을 통해 유입되는 크루즈 관광객 등이 주요 고객이다. 남포타운이 문을 연 지난 8월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외국인 매출은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강화했다. 이혜민 남포타운 점장은 “크루즈 고객들은 짧은 시간 안에 인기 있는 상품을 빠르게 구매한다”며 “이런 특성을 고려해 ‘K-페이보릿’이라는 특화 플로어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해당 코너는 뷰티부터 식품·영양제까지 다양한 인기 상품을 창고형 마트처럼 수북하게 쌓았다. 물건을 고르던 천 씨는 “일본 돈키호테나 명동처럼 ‘원스톱’ 쇼핑에 특화됐다”고 했다.
체험형 서비스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피부 진단용 ‘스킨스캔’ 3대뿐 아니라 컬러 진단용 2대, 두피 진단용 1대 등 6대를 보유했다. 4층에서는 ‘스킨스캔 포 페이스’ 진단을 통해 뷰티 컨설턴트의 추천을 받을 수 있다. 맞은편의 ‘어드밴스드 더마’ 존에서도 제약사 제품 위주의 컨설팅이 이뤄진다. 4층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마오 씨는 “여드름 피부로 고민이 많은 여동생을 위한 선물을 골랐다”면서 동아제약의 ‘아크네’ 상품을 꺼내 보였다.
일대 풍경도 달라졌다. 남포타운이 들어선 건물은 코로나19 시기 상권 침체로 지난 6년간 공실이었다. 지금은 바로 옆 건물의 창고형 약국에 이어 탕후루 등 길거리 음식점이 늘면서 서울 명동처럼 달라졌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센트럴 명동 타운의 경쟁력을 비수도권으로 확장해 부산을 대표하는 K-뷰티 메가스토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발라보이소, A급만 취급” 민락항에 들어선 ‘올영호’
지난달 30일 오픈한 올리브영 밀락더마켓점은 현지에서만 만날 수 있는 디자인 특화 매장이다. 광안대교와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민락동의 복합문화공간에 문을 열었다. 항구에 정박한 ‘올영호’를 콘셉트로, 수산물 직판장을 떠올리게 하는 “발라보이소·골라보이소·가져가이소” “A급만 들여놓습니다” 등 포스터가 매장 곳곳에 붙었다. 상품 박스들이 배에서 갓 내린 듯 쌓여있었고, 그물·파라솔 등 소품도 눈에 띄었다.
윤인혜 밀락더마켓점 점장은 “민락동은 로컬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며 “낮보다는 밤, 평일보다는 주말에 고객이 많이 찾는 상권”이라며 “올리브영이 문을 열면서 시간과 요일을 가리지 않고 고객이 방문하는 곳으로 만들고자 재밌는 콘셉트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민락동은 최근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밀락더마켓점 매출의 절반도 외국인 관광객이 만든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호주 관광객 쥴리는 “명동의 올리브영에 가본 적 있는데 이곳은 매우 다른 분위기”라며 “한국적인 터치를 많이 더해 재밌다”고 말했다.
전국 올리브영 매장 최초로 아이스크림도 판매한다. 늦은 시간까지 여가를 즐기는 고객이 많은 상권 특성에 맞춰 안주 과자류와 숙취해소제 등 관련 상품도 늘렸다. 광안리 지역 매장 3곳 중 유일하게 스킨스캔 컬러핏 진단 기기를 도입하는 등 색조 카테고리도 강화했다.
1238억 비수도권 투자…“상권·데이터 결합 혁신”
올리브영은 지난 4월 대규모 비수도권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신규 출점하거나 리뉴얼하는 100평 이상 대형 매장 78곳 중 43곳을 비수도권에 배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산·제주·경주 등 관광 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글로벌 특화 매장을, 경상·전라·충청권에는 대형 거점 매장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부산뿐 아니라 비수도권 전체를 대상으로 지역상권 고유의 매력과 고객 데이터를 정교하게 결합한 오프라인 혁신을 이어가겠다”며 “올리브영이 K-관광을 대표하는 쇼핑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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