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보다 1.3배 더 따냈다”

美·싱가포르·대만 공략…해외 수주 비중 41%

반도체 온실가스·발전소 오염물질 저감 설비 확대

2030년 유지보수 등 운영매출 절반 이상 목표

에코프로에이치엔 본사 전경 [에코프로에이치엔 제공]
에코프로에이치엔 본사 전경 [에코프로에이치엔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설비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올해 1900억원이 넘는 수주를 확보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을 웃도는 규모다. 미국과 싱가포르, 대만 등으로 고객사를 넓히면서 전체 수주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40%를 넘어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공시 기준 누적 수주액이 191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1411억원과 비교하면 약 136%에 해당한다.

수주 확대를 이끈 것은 반도체와 발전소용 환경설비다. 지난 3월 대만 퉁샤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 친환경 설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주력인 반도체 온실가스 저감 설비 분야에서는 삼성E&A를 비롯해 미국 호프만, 마이크론 등으로부터 잇따라 일감을 확보했다.

해외 사업 비중도 빠르게 높아졌다. 충북 청주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업체에 환경설비를 공급해온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최근 미국·싱가포르의 반도체 생산시설과 대만 발전소로 공급처를 넓혔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수주액 가운데 해외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올라갔다. 2023년 22%와 비교하면 3년 사이 19%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특히 AI 시장 확대와 이에 따른 반도체 공장 증설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는 과불화화합물(PFCs)과 같은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 일부 물질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수천~수만배 크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촉매를 활용해 이들 가스를 약 750~800도에서 분해하는 설비를 공급한다. 회사에 따르면 기존 고온 열분해 방식과 비교해 에너지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

설비를 납품한 뒤 발생하는 유지보수 사업도 키우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 설비는 반도체 공장 안에서 장기간 가동되기 때문에 정기 점검과 촉매 교체, 소모품 공급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설비 설계와 시공뿐 아니라 가동 이후 유지보수와 운영 지원까지 묶어 제공하고 있다. 신규 설비를 판매할 때 발생하는 매출뿐 아니라 기존 설비에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반도체 공장과 산업시설 증설에 따라 가동 설비가 늘어나면 촉매 교체와 유지보수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재 사업에서 유지보수 등 운영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기존 환경설비 외의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탄소포집·활용·저장(CCUS)과 친환경 수처리, 산업 부산물 자원화 등으로 환경 사업 범위를 넓히는 한편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 첨단소재 분야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첨단 패키징과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쓰이는 소재를 새로운 사업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에서는 차세대 제품에 들어갈 소재 개발 등을 추진한다. 기존 환경설비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소재·에너지 분야로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 관계자는 “올해 잇따른 해외 수주는 친환경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반도체와 발전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환경·자원과 첨단소재·에너지로 사업을 다변화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