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공포에 삼전닉스 동반매도
투자주체별 순매도 1위 ‘SK하이닉스’
美 10년물 5% 육박에 반도체주 압박
금리 인상 공포가 국내 증시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급까지 흔들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순매도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기관마저 순매도에 가세하면서 개인·외국인·기관 등 증시 3대 수급 주체가 모두 주식을 내다 파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상황까지 연출됐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약 11조50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 순매도 종목 중 1위다. 삼성전자 역시 약 7조9000억원 순매도해 뒤를 이었다.
외국인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약 4조4000억원 순매도해 가장 많이 내다 팔았다. 삼성전자 우선주가 약 1조4000억원 순매도로 2위에 올랐고, 삼성전자 역시 약 5000억원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기관마저 약 2조5000억원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에 이어 기관까지 SK하이닉스는 각 투자 주체별 순매도 1위 종목이 됐다.
이례적인 동반 매도세 배경으로는 최근 다시 불거진 ‘고금리 공포’가 우선 꼽힌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뛰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도 증시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연 5%선에 바짝 다가섰다.
금리가 오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기술주는 더 큰 압박을 받는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할인율도 높아진다. 쉽게 말해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 향후 AI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된 종목일수록 금리가 오를 때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낮아지는 효과가 커진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안팎까지 오르면 가격 변동 위험이 큰 주식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 국채만 보유해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금리가 오를수록 투자자가 주식에 요구하는 기대수익률도 함께 높아지고, 이미 주가가 크게 오른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압력이 강해지는 구조다.
국내 증시 자체의 상승 탄력이 둔화한 점도 투자심리를 약화하고 있다. 여기에 올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거래를 크게 늘렸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반도체주로 향하던 단기·고위험 투자 수요도 줄었다.
시장에서는 향후 반도체주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금리 상승세가 진정될 경우 외국인 매도 압력도 완화될 수 있지만,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자사주 매입만으로 수급 부담을 상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금리의 절대적인 레벨은 성장주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주말에 AI 투자 및 개발 속도에 대한 노이즈가 나와 시장이 어수선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증시는 AI 노출도가 한국보다 적어 신고가 갱신 랠리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여전히 주식 자산군에 대한 선호도를 줄이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덧붙였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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