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영화처럼 만난 사업가 남편과 결혼했는데, 알고 보니 두차례나 이혼을 했고 자녀까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런 경우, 혼인 취소가 가능할까.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여성 A씨가 휴가를 맞아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났다며 말문을 열었다.
부모님을 만나러 미국에 간다던 남편은 자신을 사업가라고 소개했고, 두 사람은 귀국 후에도 만남을 이어갔다. 결국 두 사람은 6개월 만에 결혼했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남편은 밤마다 누군가와 몰래 통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따져 묻자 남편은 A씨와 만나기 전 이미 결혼했다가 이혼한 전력이 있었고, 전처와의 사이에 자녀까지 있다고 털어놨다. 더욱이 남편이 말했던 학력과 부모의 거주지, 집안 배경도 사실과 달랐다.
A씨는 당시 임신중이었으며 이런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뱃속 아이를 생각해 결혼 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갈등은 이어졌다. 아이가 5살이 됐을 무렵 남편은 A씨와 아이를 두고 집을 나갔다.
처음에는 생활비를 보내왔지만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무렵부터는 생활비마저 끊었다.
결국 A씨는 홀로 생계를 책임지며 아이를 키웠고, 남편의 채무 때문에 살던 집까지 경매에 넘어가면서 아이와 함께 집을 비워야 했다.
또 이 과정에서 A씨는 남편의 이혼 전력이 한번이 아닌 두번이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
A씨는 “만약 결혼 전에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저는 아마도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거짓과 기만으로 얼룩진 결혼을 완전히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편이 결혼 전 혼인 경력과 자녀 등을 숨긴 것을 이유로 지금이라도 혼인 취소가 가능한지, 그 동안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 남편이 집을 나간 뒤 지급하지 않은 생활비와 부양료도 과거분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김미루 변호사는 “남편이 과거 혼인 경력과 자녀 유무, 학력이나 집안 배경 등을 속인 것은 혼인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며 “혼인 경험 및 출산 경력의 존부는 혼인여부를 결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혼인취소는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을 경과한 때에는 그 취소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번 사연처럼 사실을 안 뒤 15년 이상 지난 경우 혼인취소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남편이 집을 나간 뒤 오랫동안 생활비를 주지 않고 자녀도 만나지 않았다면 이혼과 위자료 청구는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또 김 변호사는 양육비에 대해서는 “최근 전원합의체 판례에 의해서 자녀가 성년이 된 이후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명시했다”며 “자녀가 성인이 된 이후 10년 전까지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시면 예전에 못받았던 과거 양육비 청구 가능하다”고 밝혔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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