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에 방점…신규 입지 선정, 안하겠다는 것 아니다”

“25개 구 중 마포구만 제외하고, 신규 건립 검토는 불가”

마포구 반발…“소각장 시설개선, 서북 3구 전용 전제돼야”

2022년 10월 서울 마포구 주민들이 당시 서울 광진구에 있던 오세훈 서울시장 자택 앞에서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2022년 10월 서울 마포구 주민들이 당시 서울 광진구에 있던 오세훈 서울시장 자택 앞에서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올해 7월부터 마포자원회수시설(소각장)에 대한 기술진단을 진행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자원회수시설에 대한 현대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술진단 결과에 따라 ‘신규 건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마포구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1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마포구에서 자원회수시설 신규 설립과정에서 마포구가 제외됐냐고 물어도 거기에 대해선 서울시가 답을 할 수는 없다”며 “현재 소각장 확충과 관련해서 현대화 방향이 방점이긴 하지만, 대용량 확충을 위해서 신규 도입이나 신규입지 선정에 대해서까지 더이상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진단 결과에 따라 결론이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신규 건립을 재추진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에 “법원은 입지선정 과정에서 절차 하자가 있었다는 것이며, 전체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며 “입지선정 위원회 등 절차를 다시 밟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초 열린 서울시의회 관련 상임위원회 회의에서도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신규 입지 선정에 마포가 제외되지 않는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마포를 제외해서 25개 자치구 중 24개 구에서만 (신규 건립을) 검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기술진단은 환경부 훈령은 ‘공공환경시설 기술진단 업무처리규정‘에 따른 것이다. 훈령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운영하는 폐기물처리시설(소각시설, 매립시설,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 등)은 5년마다 기술진단을 받아야 한다. 양천자원회수시설의 경우 2022년 6월에 기술진단을 마쳤다. 강남과 노원은 올해 3월 기술진단을 마무리했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 되는 마포자원회수시설 기술진단 결과에 따라 현대화, 증설, 신규 건립에 대한 방향을 정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에는 강남·노원·마포·양천 등 네 곳의 광역자원회수시설이 있지만 모두 노후화돼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침인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설치운영 지침’ 해설서상 권장 소각로 사용 연수가 15년이다. 소각장 네 곳 모두 사용 연수를 넘겼다. 마포 자원회수시설은 2005년, 양천자원회수시설은 1996년 각각 준공됐다. 강남은 1999년, 노원은 1997년에 각각 지어졌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에 1000톤 규모의 광역자원회수시설 설치를 추진했다. 그러나 마포구 주민 등은 2020년 이뤄진 입지선정위원회 설치·구성과 관련해 하자가 잇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1월 원고(마포구 주민)의 주장을 인용,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올해 2월 항소심에서도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타당성 조사 과정의 하자를 인정하며 마포구 주민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서울시는 3월 3일 ‘마포자원회수시설 현대화 및 효율적 이용 우선 추진’이라는 제목의 참고자료를 내고 마포자원회수시설 과 관련된 법률적 절차를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서울시는 자료에서 “폐기물 처리용량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이던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설치 사업과 관련해서 최근 마포구의 상고 포기 요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기존 자원회수시설의 현대화 및 효율적인 이용을 우선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서울시는 준공 20년이과한 마포자원회수시설의 현대화와 효율적 사용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화를 통해 최신 친환경기술을 도입해 오염 물질 배출 최소화하고 지역 환경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는 마포구 및 주민대표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자원회수시설의 효율적 이용방안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자료에 대해 “3월에 자료를 냈던 것은 그 사안에 대한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구는 서울시가 입장이 바뀌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불과 몇 달 만에 앞선 발표와 다른 발언이 나온 만큼, 서울시는 신규 소각장 건립과 기존 시설 현대화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포구도 기존 자원회수시설의 안전성과 환경성 향상을 위한 시설 개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시설 개선은 마포·은평·서대문, 3개 자치구의 이용을 전제로 추진할 것을 서울시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