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 뒤 건보 청구 1137곳 적발
전체 부당청구 규모는 1389억원
5년 내 2회 이상 중복 적발도 잇따라
與김교흥 “재정 누수 방지책 마련해야”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숙취 해소를 위해 내과를 찾은 A씨는 피로회복용 영양수액을 맞은 뒤 예상보다 적은 진료비를 냈다. A씨는 “병원에서 건강보험 처리가 된다고 해 생각보다 저렴하게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피로회복용 영양수액 등 비급여 진료를 둘러싼 건강보험 부당청구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비급여 진료 후 건강보험 비용을 청구해 적발된 금액이 최근 5년여간 23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적발된 의료기관도 1100곳을 넘었다.
최근 5년 안에 두 차례 이상 부당청구로 적발되는 의료기관도 매년 발생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헤럴드경제와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비급여 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적발된 의료기관은 총 1137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관에서 확인된 부당청구 금액은 237억5400만원에 달했다.
부당청구 적발은 매년 반복되는 상황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60곳에서 27억1200만원이 적발됐고, 2022년 151곳·25억7900만원, 2023년 171곳·59억8000만원, 2024년 338곳·61억3300만원, 지난해 209곳·41억9300만원이었다. 올해도 8월 현재까지 108곳에서 21억5700만원의 부당청구가 확인됐다.
단순 피로 회복용 영양수액을 맞은 뒤 ‘급성 위장염’이나 ‘중증 탈수’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상병으로 기재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는 사례도 부당청구 유형으로 지적된다.
다만 복지부는 비급여 진료 후 건강보험 비용을 청구한 내역은 확인할 수 있지만, 특정 상병명을 기준으로 부당청구 내역을 별도로 산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에 확인된 237억5400만원은 영양수액에 한정된 금액이 아닌, 비급여 진료 후 건강보험 비용을 청구한 전체 적발액이다.
건강보험 부당청구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규모는 더 컸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복지부가 현지조사한 의료기관 3543곳 가운데 3004곳에서 부당청구가 확인됐다. 확인된 금액은 총 1388억8400만원이다.
부당청구 수법도 다양했다. 실제 진료하지 않고 관련 서류를 위·변조해 진료한 것처럼 꾸미는 ‘거짓청구’를 비롯해 건강보험 산정기준을 어겨 비용을 청구하거나, 실제 사용한 의약품·치료재료와 다른 내용을 청구하는 ‘대체청구’ 등이 적발됐다. 비급여 대상이 아닌 진료비를 환자에게 임의로 비급여로 받아 본인부담금을 과다 징수한 사례도 포함됐다.
개별 의료기관의 부당청구 규모가 10억원을 넘는 사례도 있었다. 2022년 한 의원은 27억7100만원을 부당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전액이 거짓청구로 분류됐다.
한 번 적발되고도 다시 부당청구를 하다 걸린 의료기관도 다수였다. 복지부 현지조사에서 최근 5년 이내 2회 이상 중복 적발돼 가중처분 대상이 된 기관은 단순 합산하면 126곳에 달한다. 이들 기관에서 확인된 부당금액은 같은 기간 총 66억1000만원이다.
의원급 의료기관만 놓고 봐도 부당청구는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확인된 부당청구 기관은 총 2183곳, 금액은 822억23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치과의 부당청구 확인 금액이 320억5900만원으로 가장 컸다.
김 의원은 “건강보험 재정이 일부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편법·거짓 청구로 심각하게 누수되고 있다”며 “특히 반복해서 부당청구를 일삼는 기관에 대해서는 현행 제재의 실효성을 원점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재정 누수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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