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오른 쇼츠 음원 어뷰징 의혹
“다른 창작자 분배 몫 침해 여부 가려야”
791곡 해외 분석서 일부 AI 생성 가능성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유튜브 쇼츠에 특정 음원을 삽입해 저작권료를 부풀렸다는 ‘음원 어뷰징’ 의혹을 두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저작권료 약 240억원의 지급 보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상은 권리자 4명과 관련된 802곡이다. 음저협은 이미 분배된 저작권료까지 더하면 관련 규모가 300억원을 넘는다고 추산했다.
음저협은 22일 “이는 협회에서 가장 높은 저작권료를 받는 정상급 작사·작곡가들에게도 이례적인 규모의 금액”이라며 “소수의 권리자가 단기간에 수백 곡의 저작물을 등록해 막대한 저작권료를 발생시킨 상황에 대해 협회 임원과 회원들 사이에서도 강한 의문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앞서 지난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특정 음원의 사용을 유도해 거액의 저작권료를 발생시키는 수익화 방식을 지적하며, 저작권료 분배의 공정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쟁점은 이용 실적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다. 음저협 설명에 따르면 일부 쇼츠 음원 수익화 플랫폼은 영상 제작자가 특정 음악을 쓰면 발생한 수익 일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 과정에서 영상 내용과 무관한 음악을 쓰거나, 음원을 사실상 들리지 않게 삽입해 저작권료 수익을 노린 이용 실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튜브 저작권료는 음저협이 유튜브로부터 받은 사용료를 곡별 이용 실적에 따라 나누는 구조다. 특정 곡의 이용 실적이 인위적으로 늘어 분배 비중이 커졌다면, 다른 창작자에게 돌아갈 몫은 그만큼 줄었을 수 있다. 음저협은 해당 플랫폼과 구글의 계약 관계가 끝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업체 공지사항 등을 통해 확인했다며, 플랫폼에서 집계된 이용 실적이 형식상 맞아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분배가 적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AI 생성 여부도 검증 대상이다. 음저협이 확보한 791곡을 해외 AI 음악 분석 업체에 맡긴 결과, 일부 음원에서 AI 생성 가능성이 나타났다. 다만 분석 기관마다 결과가 달라, 음저협은 이 결과만으로 AI 제작 여부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사기·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됐으나, 경찰은 지난 6월 30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를 결정했다. 경찰은 일부 음원의 수정과 관련한 메신저 대화 내역과 민간 AI 판별 서비스 결과 등을 토대로, AI가 곡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음저협은 경찰 결정에 대해 수사심의를 신청했다.
음저협 이사회는 지난달 29일 지급 보류 해제 안건을 부결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거액을 지급한 뒤 분배가 부적정했던 것으로 드러나면, 환수와 다른 권리자의 피해 회복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음저협은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과 해외 저작권관리단체에도 문제의식을 공유했으며, 일부 해외 단체에서도 관련 사용료 지급을 보류한 사례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리자 4명 측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AI 활용 음악을 가려낼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 3월 음저협 등 저작권 관리 단체들이 AI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없이 저작권료를 징수·분배한다고 지적했다. 음저협이 8월 3일 시행한 AI 활용곡 등록 기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전반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뒤 같은 달 25일 철회됐다.
음저협 관계자는 “정당한 저작권료라면 당연히 지급되어야 하지만, 분배의 적정성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에서 충분한 검증 없이 거액을 지급하는 것 역시 협회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사안은 일부 권리자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하느냐의 문제를 넘어, 다른 수많은 창작자들의 정당한 분배 몫이 침해됐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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