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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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정부가 35세 미만 청년의 자발적 퇴사에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실직자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대신 빠른 재취업과 장기근속을 보상하자는 국민 청원이 등장했다. 실업 상태가 길어질수록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취업에 성공하고 일정 기간 근무한 사람에게 경제적 혜택을 집중하자는 주장이다.

24일 정부 온라인 청원 시스템 ‘청원24’에 따르면 최근 ‘실업급여·국민취업지원제도의 전면적인 재검토와 근속·취업 보상형 지원체계로의 전환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기존 취업 지원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지원금 지급 여부보다 실제 취업과 고용 유지 성과를 중심으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달 안에 재취업하면 최대 보상”…2년 근속 후 목돈 지급

청원인이 제안한 핵심은 실업급여를 재취업과 장기근속에 대한 보상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실직한 사람이 한 달 이내에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면 가장 많은 보상금을 책정하고, 재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급액을 줄이는 방식이다.

보상금은 취업 직후 지급하지 않고 정부가 별도 계정에 적립한다. 재취업한 직장에서 2년 이상 근무하면 그동안 유보했던 금액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빠른 재취업과 안정적인 근속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했을 때 경제적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자는 취지다.

청원인은 실업급여 등 취업 지원제도의 효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원금을 얼마나 지급했는지보다 수급자의 재취업 여부와 취업 이후 근속 기간, 지원 종료 후 경제적 자립 상태 등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 제도에서 퇴사 후 지원받는 금액의 체감효과가 근속에 따른 경제적 보상보다 클 경우 일부 근로자의 이직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복적인 단기퇴사에 대한 관리 강화도 요구했다. 지원금을 받은 뒤 짧은 기간 근무하고 다시 퇴사하는 사례가 반복되면 일정 기간 지원을 제한하거나 심사 기준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청원인은 국가 재정이 한정된 만큼 실제 근로소득과 근속 기간에 따른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업급여가 실직자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이라는 본래 목적에 충실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발적 퇴사도 월 최대 100만원 검토…내년 예산에는 빠져

이번 청원은 정부가 청년층의 자발적 이직에 대한 구직급여 지급을 추진하면서 등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8월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 기간 근무한 뒤 자발적으로 퇴사하더라도 생애 한 차례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고용보험 제도에서는 원칙적으로 권고사직이나 계약 만료 등 비자발적 실직자에게 구직급여를 지급한다.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경우에도 임금체불이나 직장 내 괴롭힘 등 정당한 이직 사유가 인정되면 수급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편안은 이러한 예외 사유가 없는 자발적 퇴사자에게도 지원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들이 첫 직장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를 맡거나 근로조건이 기대와 달라도 생활비 부담 때문에 이직을 포기하는 문제를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정부는 당시 이직 전 평균임금의 60%, 월 최대 100만원 수준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기존 구직급여와 달리 지급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급 요건과 지급 기간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자발적 이직 청년을 위한 구직급여 사업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관련 제도를 시행하려면 고용보험법 개정과 재원 확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내년 시행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청년 자진퇴사자 3명 중 2명은 근속 1년 미만…지원 방식 논쟁

청년층의 짧은 근속 기간도 실업급여 개편을 둘러싼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국경제가 보도한 관련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35세 미만 자진퇴사자 14만6418명 가운데 근속 기간이 1년 미만인 사람은 9만7437명으로 전체의 66.5%를 차지했다.

20~24세에서는 근속 기간 1년 미만 비중이 80.1%에 달했다.

청년층에서 입사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직장을 떠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자발적 퇴사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근속 기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제도 설계의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고용보험 재정 부담도 고려해야 할 문제다.

지난해 5년 동안 실업급여를 세 차례 이상 받은 반복수급자는 약 11만3000명으로, 이들에게 지급된 급여는 총 5997억원에 달했다.

고용보험기금은 2025년 5920억원의 당기 적자를 기록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을 제외한 실업급여 계정의 실질 적자는 5조99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원 대상을 확대할 경우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반복수급 관리와 취업 지원 효과를 높일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재취업 속도와 근속 기간을 보상 기준으로 삼는 방식에도 검토할 과제가 있다. 지역별 채용 여건이나 직종에 따라 일자리를 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고, 임금체불과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퇴사를 선택하는 근로자에 대한 보호 장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발적 이직자 구직급여는 청년의 경력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이번 청원은 재취업 이후의 근속 성과에 보상을 집중하자는 구상이다.

청년층의 원활한 이직과 고용 안정, 고용보험 재정 건전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직 기간의 생계 지원과 재취업 이후 근속 보상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향후 제도 개편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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