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파르테논 CEO 아웃룩 조사…M&A 56%, 매각 58% 검토
비핵심자산 넘기고 기존 핵심사업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가속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해 한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인수·합병(M&A)과 사업 매각을 동시에 추진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성장성 높은 핵심 사업으로 역량을 모으는 한편, M&A와 실사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해 거래 속도를 높이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21개국 CEO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EY-파르테논 CEO 아웃룩 설문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CEO의 56%가 향후 12개월 내 M&A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사업 매각 관련 거래를 검토하겠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외형 확장에 머물지 않고 사업 구조 자체를 다듬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동일 조사와 비교하면 M&A 추진 응답은 12%포인트, 사업 매각은 16%포인트 각각 상승한 수치다.
특히 사업부 일부를 분리해 넘기는 ‘카브아웃(Carve-out)’이나 부분 매각을 계획 중이라는 한국 CEO의 응답은 16%로, 글로벌 평균(7%)을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지난 5월 조사(2%) 대비 8배나 급증한 수준이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 기반이 될 핵심 분야로 자본을 집중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성장 전략 방향성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확인됐다. 한국 CEO의 64%는 조직의 성장 전략이 과감한 혁신보다 기존 사업 강화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답해, 글로벌 CEO(69%)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한편 사업 매각 과정에서 겪는 최대 난관으로 한국 CEO의 40%는 인수기업 실사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꼽았으며, 32%는 거래 속도 및 비용 관리와 매각 가치 극대화의 균형을 꼽았다. 매각을 통한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거래 사전 준비와 정교한 실행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거래 검토 과정에서 AI의 활용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 CEO의 96%가 거래 평가 단계에서 AI를 시범 도입했거나 실제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이 중 32%는 거래 평가 업무 대부분에 AI를 정착시켜, 글로벌 평균(12%)보다 20%포인트 높은 내재화율을 기록했다.
AI가 가장 활발히 쓰이는 분야는 재무 분석 및 기업가치 평가(밸류에이션)가 5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리스크 평가 및 컴플라이언스 검토(48%) ▷시너지 발굴 및 가치 창출 계획 수립(42%) ▷시장 및 경쟁 환경 분석(42%) 순이었다. 인수 대상 기업의 사업성과 시장성을 따지는 사업적 실사에 AI를 쓴다는 한국 CEO 응답도 35%로 글로벌(25%)을 상회했다.
AI 활용 기대치에서도 한국과 글로벌 간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 CEO의 46%는 AI 도입으로 기대하는 가장 큰 변화로 거래 실행 및 실사 기간 단축을 꼽아 글로벌(35%) 대비 속도감 있는 딜 진행에 방점을 뒀다. 반면 글로벌 CEO는 매각 초기 가치 발굴(45%)이나 신속·정확한 의사결정(41%) 등 가치 창출과 전략 결정에 상대적으로 집중했다.
길태민 EY-파르테논 파트너 겸 M&A 솔루션 그룹 리더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업은 인수와 매각을 모두 선택지에 두고 핵심 사업과 미래 성장에 자본과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끊임없이 재점검해야 한다”며 “AI 활용 역시 거래 속도를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치 창출 기회를 조기에 발굴하고 투자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Y한영은 한영회계법인과 EY컨설팅을 합친 최근 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매출이 전년 대비 4.4% 증가한 798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1억원으로 30.1% 급증하며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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