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키워낸 공신에서 갑질논란 대상으로 전락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대형 GA(보험대리점)는 설계사 수가 급증하면서 웬만한 중소형 보험사보다 몸집이 커졌다. 보험사의 GA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져 이미 보험시장의 실권이 GA채널로 넘어가고 있다.”

저금리수익성 악화에 처한 보험사들이 구조조정 등으로 몸집을 줄이는 반면, GA는 보험사에서 이탈한 설계사들을 흡수하며 몸집이 거대해지고 있다.

문제는 체계적인 관리ㆍ감독이 부족해 보험 불완전판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또 과도한 수수료 경쟁으로 설계사 쟁탈전이 심화되고 이 과정에서 철새설계사ㆍ부실계약 등을 양산하면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 보험대리점(GA)은 2000년 900여 곳에서 현재 4000개가 넘으며 4배 넘게 증가했다.

GA 소속 설계사도 급속도로 증가하며 지난해말 기준 19만2000명에 달했다. 이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 20만 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올들어 전속 설계사의 이탈이 더 심화되면서 이미 역전됐다는 추측이 나온다.

몸집이 커진 만큼 시장 영향력도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손보사들의 수입보험료는 약 76조2898억원인데 이 가운데 32조8111억이 GA를 통해 들어왔다. GA가 손보사 보험료의 약 43%를 책임진 셈이다. 생보사의 경우 이 기간 보험료 12조6920억원 가운데 대리점이 9226억원을 거둬들였다.

GA의 성장이 보험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불완전 판매율을 높이고 과도한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 등 시장 질서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GA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회사들 상품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비교의 대상이 수수료 등 GA의 이익에 기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커미션을 받은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 판매 수수료가 높은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을 비교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GA가 요구하는 임차료 지원(보증금 및 월 임대료), 각종 집기와 가구, 행사 지원 등을 무시하기 힘든 이유다.

소비자보호 뿐만 아니라 보험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도 GA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내놓았다.

대형 GA에 대한 상품비교설명제도 등을 확대 도입하고, GA가 보험사에 임차료 등을 요구하던 관행을 바로 잡는 내용의 개정안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개정안에 따라 100인 이상 GA는 오는 2019년 4월부터 보험사 상품을 파는 조건으로 사무실 임차료, 대여금 지원을 요구하거나 받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