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서해훼리호 사고분석’ 자료 안전점검 소홀 · 위기관리 부족 등 세월호참사와 원인 · 대응 ‘판박이’ 새 대책 ‘구명조끼 캠페인’ 유일 “재난기관 탁상행정 큰문제” 지적
세월호 참사가 21년전 일어난 서해훼리호 사고<사진>의 원인과 놀랍도록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정부는 서해훼리호 등 대형사고 재발방지대책을 논의하면서 정작 위기 발생 시 대응 능력을 높일 구체적인 방안은 빠뜨리고, 고작 ‘구명조끼 착용 캠페인’만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 사망자 대부분은 구명조끼를 입고도 사망했다.
1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찬열(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해양경찰청의 ‘서해훼리호 사고 분석 및 대책’ 자료를 보면 21년 시차를 두고 발생한 세월호와 서해훼리호 사고는 원인과 대응과정의 문제점이 매우 비슷하다.
해경은 지난해 9월28일 범정부 안전정책조정회의에서 이 대책 자료를 보고하면서, 서해훼리호 사고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안전관리와 대응체계로 나눠 분석했다. 여객선사에 운항 일체를 맡긴 채 안전지도ㆍ점검ㆍ통제를 소홀히 해 과도한 인원이 탑승했고, 화물 고박(고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배를 돌리는 순간 침몰하게 됐다고 해경은 분석했다. 구명벌도 펴지지 않았다.
서해훼리호 사고대응과 관련, 해경은 전반적인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했고, 다른기관과 구조협력도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과다 탑승 부분을 제외하면 서해훼리호와 세월호는 사고원인, 전개과정이 거의 닮았다. 해경은 서해훼리호 사고가 “선박 안전관리기관, 선박운항자, 탑승객 등 총체적인 안전의식 결여로 발생한 전형적인 인적 요인에 의한 대형 참사”라고 규정했다.
해경은 대형 선박사고 재발 방지 대책으로 1996년 여객선 안전관리업무 이관(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여객선 안전관리지침 제정(2007), 대응 매뉴얼 작성(1994, 2006), 수난구호법 개정(1995) 등을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새롭게 추진 중인 대책은 ‘구명조끼 착용 캠페인’이 유일했다. 그런데도 세월호 사망자 90%는 구명조끼를 입고도 사망했다. 이 때문에 해경이 안전관리 규정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책이나 자체 사고 대응능력을 높일 방안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찬열 의원은 “정부는 서해훼리호 재발방지대책을 논의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는 회의용 자료만 만들고 말았다”며 “재난대응기관의 형식주의 행정도 이번 참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영훈 기자/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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