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세계 최대 민주주의 쇼’ ‘왕자와 거지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인도 총선이 나렌드라 모디가 이끄는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BJP가 로크 사바(연방 하원) 543석 중 과반인 282석을 차지한 반면, 1947년 독립 이래 여당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국민회의당(INC)은 44석밖에 건지지 못하며 참패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인도 사회의 조류 변화를 읽고 신세대의 표심을 선점한 모디의 승리라는 분석이다. 부패로 점철된 구세대 척결을 앞세운 ‘모디노믹스’가 외국 투자자들을 불러모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중국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新舊대결…젊은층 잡은 모디 압승=인도 카스트 신분제 하위계급인 ‘간치’ 출신의 모디와 정치 명문가 출신 라훌 간디 INC 부총재가 맞붙어 ‘왕자와 거지 간 싸움’으로 불렸던 이번 총선의 본질은 ‘신구(新舊) 세대 대결’이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총선 유권자 8억명 중 1억5000만명이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젊은층이었다고 지적하고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한 BJP의 전략이 승리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실제 인도에서 인터넷 사용자는 2억500만명으로, 전체 인구(12억명)의 17%에 달한다. 이 숫자는 2015년이면 3억7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인터넷 친화적인 15세 이하 청소년 인구가 3억7200만명에 달해, 향후 모디의 지지 기반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려 40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모디의 트위터는 ‘모디 열풍’을 일으키는 역할을 했다. 투표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셀카’(본인 촬영)로 찍어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됐다.
총선 첫 승리 선언도 수도 뉴델리나 정치적 고향인 구자라트, 힌두교 최대 성지 바라나시가 아닌 트위터에서 나왔다. 모디가 16일 자신의 계정에 “인도가 승리했다. 좋은 시절이 눈 앞에 있다”고 적은 글은 3일 새 6만9000건 리트윗(재전송)되며 인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시글이 됐다. 이날 바도다라에서 가진 승리 연설에선 “유튜브에 가서 확인해보라. 갓 말을 뗀 아이들도 ‘압키 바르 모디 사르카르’(이번엔 모디 정부)란 BJP 슬로건을 얘기한다”고 말하며 소셜미디어에 친숙한 모습을 과시했다.
반면 인터넷 공간에서 간디는 침묵했다. 간디는 트위터 계정을 두고 있지 않다. INC가 개설한 웹사이트도 인도 독립운동을 이끈 마하트마 간디의 사진 한 장을 게재한 것이 전부다.
뉴델리 소재 미디어연구소의 바스카라 라오 소장은 “인도의 다른 정치적 지도자들과 모디를 구별짓는 가장 큰 차이는 새 매체의 활용”이라면서 모디의 온라인 선점 전략이 총선의 일등공신이었다고 설명했다.
▶“中, 印총선 최대 패배자”=일각에선 이번 총선의 최대 패배자는 다름아닌 중국이란 분석이 나온다. 구자라트 주지사 시절 인도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자유 시장 경제를 추진해 인도의 ‘마거릿 대처’로 불리는 모디가 집권하면, 중국으로 향하던 외국인 투자자의 발길을 돌아세울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포브스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모디 당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6개월 간 인도 국채와 주식을 160억달러 이상 사들여, 현재 뭄바이에 상장된 주식 22%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센섹스 지수는 지난해 8월 이래 29.5% 뛰어올랐다.
특히 지난해만 해도 각종 규제 때문에 인도 정부와 마찰을 빚었던 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는 지난달 모디의 총선 승리를 예상, 향후 4~5년 간 인도에 50개 매장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중국 사법 당국은 최근 영국계 대형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다국적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조사에 잇달아 착수하고 있다. 포브스는 “외국계 기업에 적대적인 정책이 중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해를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투자 흐름이 중국에서 인도로 넘어감에 따라 인도 경제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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