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오는 12월 다가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인상 전망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그 충격에 대비하려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내외금리차 축소를 막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경제성장률 둔화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 ▷기준금리 동결이란 3가지 통화정책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한은이 지금보다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하향기조를 시사하면 채권시장도 당분간 강세를 보이겠지만, 일각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한은이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장기 저금리와 시장의 정체, 채권시장의 ‘박스권’을 예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국고채 금리 상승세, 국내채권형펀드 수익률도 삐끗=한은은 지난 13일 4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6월 금리인하 이후 추가인하 기대에 한때 일부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밑으로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최근엔 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고조되면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꾸준히 완만한 하향세를 나타내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7월 28일 1.203%로 사상 최저점을 찍었으나 이내 반등하며 17일 1.350%를 기록했다.
채권금리의 상승은 채권가격의 하락을 의미하며 채권시장 금리는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경향이 크다.
국고채 5년물 역시 하락세를 보이며 7월 28일 1.21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17일 1.419%로 20.2bp(1bp=0.01%)올랐다.
둘다 모두 기준금리(1.25%)를 하회하기도 했지만 12월 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 등을 선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시장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다보니 국내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소폭 하락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말 국내채권형펀드의 5년 평균수익률은 20.58%에서 금리인하 결정 직후인 상반기말 20.65%로 소폭 올랐다. 그러나 14일(현재) 기준 18.53%로 하락한 상태다.
1년 단기 수익률 역시 지난해말 2.65%에서 상반기말 3.02%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2.31%로 수익률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기준금리 향방, 채권시장은… =향후 채권시장 전망은 어떠할까. 채권시장은 기준금리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내년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에 내년 상반기 1차례 금리인하를 전망하는 이들이 있기도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다음 금리 변경은 내년 하반기에나 올 것”이라며 “인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를 언급한다는 것은 금리인하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정부측 추천 인사 금통위원들의 가계부채 걱정 발언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음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빠른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완화되지 않는 한 단기간 내에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외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채권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높지만 과거와 같이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는 (채권)금리 하락은 어렵다”고 봤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가계부채 증가 관련 우려가 지속되고, 미국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금리동결(기조)을 예상한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브렉시트 협상 진행으로 유로존에 대한 우려 시각이 높아지겠지만, 국내 금리 인하로 연결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반등으로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으며, 소비자 체감 물가는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저물가 기조에 따른 정책금리 인하의 여지는 이전보다 작아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채권시장, ‘전성시대’ 저물어간다=채권시장의 전성시대가 저물어가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비교해보면 채권시장이 일방적인 강세를 보였다면서 채권에서 다시 주식시장으로 투자전략이 이동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드갭(yield gap)을 통한 주식과 채권시장 비교에서 “일드갭은 2007년 2%p에서 지금은 한국 8%p, 글로벌 5%p대로 크게 확대됐다”며 “이 기간에 채권가격이 크게 오른데 비해 주식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일드갭은 주식과 채권의 상대적인 가격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식의 예상수익률에서 채권수익률을 뺀 것이다.
또한 “한국시장 국채 3년물은 2000년대 초반 10년간 평균 5.2%에서 지금은 1.3%로 75% 낮아졌는데 주식시장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1배에서 10.3배로 13% 높아졌다”면서 채권시장 과열을 지적했다.
코스콤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3%대에 있었던 2011년부터 지난 5년 간 KEBI국고채종합지수는 115.6258에서 152.0737로 31.5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KOSPI) 지수는 장기박스권에서 머물렀다.
노근환 연구원은 ▷글로벌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저금리 구조의 고착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보험이나 연기금 등 기관을 중심으로 한 리스크 패리티(risk parity) 전략의 성행과 장기저축기관의 투자전략 변화에 따른 채권(특히 장기채권) 수요 촉발 ▷중앙은행의 시장 직접 개입에 의한 채권 초과수요 발생 ▷달러 강세와 유가 하락이 초래한 저물가 등을 채권 전성시대의 요인으로 꼽았다.
노근환 연구원은 달러화와 유가의 영향력 감소, 일드갭의 축소를 예상하면서 “채권시장의 파티는 끝나가고 있으며 우리는 지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비중을 이동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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