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2014년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이른바 ‘7ㆍ24 대책’은 부동산 규제 완화의 신호탄과 다름 없었다. 당시 50~60% 수준이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은 각각 60%와 70%로 일괄 상향 조정됐다. 이같은 대대적인 금융 규제 완화 이후 정부는 주택 공급 및 거래 활성화를 통해 내수경기를 살린다는 구상 아래 연이어 규제를 해제하기에 바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재건축 가능 연한 단축 등의 과거에는 상상 조차 하기 힘들었던 파격적인 조치가 잇따라 등장했다.

규제 완화의 절정은 금융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한 지 불과 한 달 여가 지난 2014년 ‘9ㆍ1 대책’이었다.

당시 정부는 공공아파트 입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전매제한과 거주 의무 기간을 대폭 축소했다. 당시 2~8년으로 못박았던 공공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은 1~6년으로, 1~5년으로 차등 적용되던 거주의무기간은 0~3년으로 대폭 완화됐다.

최대 8년의 전매제한과 5년의 거주의무가 있는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와 위례신도시 등의 공공주택 당첨자들이 당장 혜택을 입었다.

보금자리주택의 의무기간은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싼 값에 공급된 점을 감안, 투기 등을 막고 무주택자의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바 있었지만 결국 풀리고 만 것.

앞서 민간택지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2014년 6월에 민간택지 기준으로 수도권은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됐다.

이런 전매제한 규제 완화는 작금의 분양권 투기의 시발점이 됐다.

재건축 연한의 단축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도 등장했다. 최장 40년(서울 기준)에서 30년으로 기준이 완화됐던 것. 동시에 연한 도래와 상관없이 구조적 결함이 있는 경우에도 구조 안전성만으로 재건축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당시 이를 두고 ‘강남 특혜’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서울시의 재건축 대상 될 1987~1991년 사이 준공된 아파트 24만8000가구가운데 강남 3구의 아파트가 3만7000가구에 달한다는 통계 때문이었다.

청약통장의 1순위 기준도 완화됐다. 서울ㆍ수도권의 청약 1순위 자격을 청약통장 가입 후 24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인 것도 이때다. 당시 정부는 “주택공급 부족기에 도입된 획일적인 청약 규제로 실수요자의 불편이 크다”며 청약 1순위 자격 완화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는 1순위 가입자 1100만명이라는 전 국민의 청약 1순위화를 초래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당시 정부는 무주택 가구주가 아닌 세대원도 국민주택 등 공공 아파트 청약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재건축 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재건축 소형의무비율 기준도 당시에 폐지됐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가구 수 기준으로 60%, 연면적 기준으로는 50%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의무 기준이 사라진 셈이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평형을 확보할 수단이 생기며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이밖에 2015년 4월부터는 민간택지 건설 주택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때부터 분양승인을 신청하는 민간택지 내 아파트 단지는 분양가 심의 절차 없이 분양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결국 청약 호조세와 맞물려 신규 분양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던 LTVㆍDIT 규제 완화는 지난해 4월과 올해 4월 계속해서 1년간 유예기간이 연장되며 가계부채의 증가와 부동산 시장의 이상 과열에 불을 지르는 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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