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또다시 정국돌파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박 대통령은 24일 국회를 방문해 가진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5년 대통령 단임제를 골자로 한 1987년 체제 극복을 위해 2017년 체제를 만들어야한다며 개헌론을 제기했다.

애초 이날 시정연설이 최순실 씨와 미르ㆍK스포츠재단,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 ‘송민순 회고록’ 논란 등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현안과 거리를 두고 내년 예산안 편성 방향과 국회의 국정운영 협조 당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에서 전혀 벗어난 것이었다.

박 대통령이 직접 개헌론을 제기함에 따라 정국은 ‘개헌 블랙홀’에 빠져들게 됐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개헌론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지난 1월 신년회견에선 정치권에서 제기되던 개헌론에 대해 “지금 우리 상황이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는 정도로 여유 있느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4월 총선 뒤 중앙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 간담회 자리에서도 “지금 이 상태에서 개헌 논의를 하게 되면 경제는 어떻게 살리겠느냐”며 부정적인 인식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역시 최근까지 야권은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개헌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지금은 개헌 이슈를 제기할 때가 아니라는 게 확고한 방침”이라면서 “당에서 자꾸 개헌 문제를 제기하면 당분간 개헌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당에 전달하는 게 필요한지 검토중”이라고까지 했다.

박 대통령이 개헌에 대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임기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최 씨 의혹 등이 ‘권력형 게이트’로까지 비화되고 국정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국정장악력을 확보ㆍ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최 씨와 우 수석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콘크리트처럼 여겨졌던 30%선마저 붕괴된 상태다.

개헌은 여소야대로 재편된 국회 상황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임기말로 갈수록 힘이 빠질 수밖에없는 정국을 반전시킬 수 있는 메가톤급 카드임에 분명하다.

박 대통령은 개헌의 필요성과 관련해선 정치적ㆍ사회적 2가지 측면을 꼽았다.

박 대통령은 먼저 정치적 필요성과 관련, “1987년 개정돼 30년간 시행돼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고 지적했다. 개헌의 사회적 필요성과 관련해선 “87년 헌법 당시에는 민주화라는 단일가치가 주를 이뤘으나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치와 목표가 혼재하는 복잡다기한 사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개헌론을 제기하면서 당장 이날부터 정부 차원에서 실무적인 준비를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개헌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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