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전격적으로 개헌론 카드를 빼들면서 개헌이 급물살을 타게 된 가운데 박 대통령이 직접 꼽은 개헌의 배경도 주목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를 방문해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개헌을 제안하면서 “대립과 분열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지금의 정치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19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킬 2017년 체제를 구상하고 만들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개헌의 필요성으로 크게 정치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 2가지를 꼽았다.

[사진설명=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의 2017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취임 후 네번째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사진설명=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의 2017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취임 후 네번째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특히 정치적 요인은 박 대통령이 개헌을 제안한 직접적 배경이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1987년 개정돼 30년간 시행돼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정치는 대통령선거를 치른 다음 날부터 다시 차기 대선이 시작되는 정치체제로 인해 극단적인 정쟁과 대결구도가 일상이 돼버렸다”며 “민생보다는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투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정면비판했다.

또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적 정책현안을 함께 토론하고 책임지는 정치는 실종됐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런 고민들은 비단 현 정부뿐만 아니라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으로 선출된 역대 대통령 모두가 되풀이해 왔다”면서 “저 역시 지난 3년8개월여 동안 이러한 문제를 절감해 왔지만 엄중한 안보ㆍ경제 상황과 시급한 민생현안 과제들에 집중하기 위해 헌법 개정 논의를 미뤄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개헌의 정치적 필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정책 단절을 언급하며 북한문제와 경제문제도 거론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대통령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대외적으로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도 어려움이 크다”면서 “북한은 ‘몇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수십년 동안 멈추지 않고 있고 경제주체들은 5년마다 바뀌는 정책들로 인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와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설명=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의 2017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취임 후 네번째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사진설명=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의 2017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취임 후 네번째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박 대통령이 꼽은 또 하나의 개헌 필요성의 배경은 사회적 요인이었다.

박 대통령은 “현재의 헌법이 만들어진 1987년과 지금은 사회 환경 자체도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며 “저출산ㆍ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진입으로 한국 사회의 인구지형과 사회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87년 헌법 당시에는 민주화라는 단일 가치가 주를 이루었으나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치와 목표가 혼재하는 복잡다기한 사회가 됐다”면서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밖에 내년에 대선이 있다는 점과 20대 국회에서 여소야대로 정치지형도가 재편됐다는 점도 개헌을 제안하게 된 배경으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게 됐다”면서 “특정 정치세력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갈 수 없는 20대 국회의 여야구도도 개헌을 논의하기에 좋은 토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