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케이블방송 영업채널로 활용
#. A씨는 최근 케이블방송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재무상담을 받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보험 리모델링을 위해 종신보험과 운전자보험을 해지해 보험료를 줄이라는 권유까지는 좋았으나, 방송이 나간 후 이어진 전화 상담에서 저렴한 실손보험 상품 가입을 권유 받았기 때문이다.
A씨는 재무상담이 진짜로 보험료 다이어트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보험에 가입시키기 위한 것인지 의문스러웠다.
일부 케이블방송의 재무상담이 보험대리점(GA)의 영업 채널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상담을 통해 보험료를 줄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존 보험을 해지하게 한 후 다른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식이다.
케이블방송의 재무상담코너를 보면 재무설계사가 나와 보험 리모델링을 해준다며 시청자와 전화 연결을 하거나 미리 받은 보험 계약서 등을 가지고 상담을 진행한다.
방송을 하는 동안 무료 상담 전화번호를 계속 내보내며 필요하면 지금 전화 달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 재무설계사는 대부분 보험대리점 소속으로 종신보험이나 CI보험처럼 보험료가 비싼 상품은 해지할 것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갱신형 보험일 경우 보험료 폭등 우려가 있으니 지금이라도 해지하는 게 낫다고 충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상담을 해 본 사람에 따르면 방송 상담이 끝난 후 이어진 전화 상담에서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다른 보험으로 이를 보완할 것을 권유한다고 한다.
심지어 무료 상담전화로 전화하면 방송에 출연한 재무설계사가 속해 있는 보험대리점으로 전화가 연결돼 상담이 진행되기도 했다.
실제로 보험사 상담창구에는 A씨처럼 케이블방송에서 재무상담을 받은 후 보험계약 해지를 문의하는 상담 전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재무상담을 받아보니 혜택은 거의 못 받는데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보험 계약을 해지하려는 소비자들의 전화가 늘면서 설계사나 콜센터 상담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보험료를 줄여주니까 당장 이익을 보는 것 같지만 들었던 보험을 섣불리 깼다가는 오히려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이같은 상담이 급증하면서 상품개발 쪽 전문가가 직접 콜센터로 연결해 상품 설명을 하도록 하는 등 보험사들이 대응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방송에서 하는 재무상담인데 설마 영업이 아니겠지라는 소비자 심리를 이용한 것”이라면서 “감독당국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보험사 상담창구를 통해 진행되고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금융감독원의 민원으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에서 규제하는 유사 승환계약(가입 중이던 보험을 해약한 뒤 새로운 보험으로 갈아타는 계약)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리모델링 상담을 해주면서 기존 상품의 단점을 부각시키고 새로운 상품의 장점을 부각시켜 신계약을 체결하게 하도록 유도하는 승환계약이 방송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송에서 하는 재무상담이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져야 해 관련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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